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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커피플] 수원 권창훈 “목표는 우승, 서울은 꼭 넘어야 할 산”

입력 | 2015-06-25 05:45:00

27일 열리는 FC서울과의 슈퍼매치를 앞둔 수원삼성 권창훈(가운데)은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다. 라이벌 서울은 언제 어디서든 반드시 넘어야 하는 팀”이라며 필승 의지를 다졌다. 스포츠동아DB


16경기 출전…차세대 미드필더 활약
“은선이형 공백 내가 채워야…더 분발”
서울과 슈퍼매치, 반드시 승리하겠다”

프로 3년차 권창훈(21)은 K리그 클래식(1부리그) 수원삼성이 애지중지하는 ‘차세대 특급’ 미드필더다. 구단 산하 유스팀 매탄고를 졸업한 그는 2012년 말 우선지명을 받고 수원의 푸른 유니폼을 입었다. 권창훈은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두드러진 활약을 펼치며 ‘제2의 김두현(성남FC)’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데뷔 시즌인 2013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 FA컵 무대를 두루 누볐지만 확실한 주전은 아니었다. 시간이 좀더 필요했다. U-20(20세 이하) 월드컵에 출전한 그 해 소속팀에선 8경기(K리그 기준) 1도움에 그쳤다.

● 권창훈 “난 아직 멀었다”


잔뜩 고대했던 2014시즌은 아예 시련으로 시작했다. 시즌 전 무릎 부상으로 전반기를 통째로 날렸다. 후반기로 접어든 7월부터 시동을 건 그는 조금씩 기회가 주어지자 기다렸다는 듯 펄펄 날기 시작했다. 20경기 1골·2도움으로 팀의 정규리그 2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한 번 탄력을 받자 올 시즌은 한 단계 더 진화했다. 성남으로 떠난 김두현의 공백을 메워야 할 임무를 부여받은 권창훈은 16경기(1골)에 출전해 ‘수원의 심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주력들의 연이은 부상 이탈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원은 정규리그 17라운드까지 8승5무4패(승점 29)로 전북현대(승점 36)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그런데 권창훈은 “꽃을 피우려면 한참 멀었다”고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스스로 만족할 만한 플레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실점 없는 경기가 드문 수원의 2% 아쉬운 모습이 마치 자신의 잘못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수비력이 많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내게 맡겨진 역할이 아주 소화하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볼을 직접 빼앗고 연결하기보단 상대와 계속 부딪히며 우리 진영으로 볼 투입이 쉽게 이뤄지지 않도록 앞에서부터 저지해야 하는데, 내가 못하는 바람에 수비 전체의 불안으로 이어진다.”

물론 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권창훈이 단짝 파트너로 믿고 따른 김은선(27)의 부상 공백이 크다. 치열한 승점 경쟁에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수원 서정원 감독이 가장 아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5월 2일 전북 원정(0-2 패)에서 김은선이 다치기 전까지만 해도 둘은 함께 수원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수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김)은선이 형이 뒤를 받쳐줬지만, 이젠 그럴 형편이 아니다. 결국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그것도 한시라도 빨리….”

● 목표는 우승, 서울은 반드시 넘어야 할 산

결연함으로 무장한 권창훈의 시선은 이제 27일 오후 5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시끄러운 이웃’ FC서울과의 슈퍼매치(18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그는 “서울전 한 경기로 모든 것이 결정되는 건 아니더라도 팀 전체 분위기가 오락가락하는 건 잘 알고 있다. 삐끗하면 그만큼 후유증도 크다. 그 어떤 경기보다 훨씬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좋은 선수가 되고자 하는 내 자신에게도 그렇고, 팀의 우승을 위해서라도 서울은 언제 어디서나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4월 18일 안방에서 열린 올 시즌 첫 슈퍼매치에서 5-1 대승을 일궈낸 흐뭇한 기억도 잠시 내려놓았다. “과거는 과거다. 계속 되새길 필요가 없다. 추억으로 끝내야 한다. 우리를 향한 온갖 적대감으로 가득 찬 적지에서 이겨야 행복도 배가된다”는 게 그의 솔직한 심경이다.

권창훈은 “모든 팀이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우리는 특히 더 그렇다. 2008년 이후 정규리그 트로피를 따지 못했다. 올 시즌 우리에게 남은 우승 찬스는 K리그가 유일하다. 팀 전체가 간절함으로 뭉쳐있다. 당면 과제인 서울 원정은 더 그렇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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