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염경엽 감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1점차 승부에서 꺼내는 히든 카드
빠른 발보다 경기 읽는 눈 더 중요
염경엽 감독 “대주자 때 많은 공부”
프로야구는 분업화하고 있다. 선발~불펜~마무리로 이어지는 마운드뿐 아니라 전문 대타 요원, 전문 대주자 요원이 생겨나고 있다. 삼성 강명구(35) 전력분석원이 선수시절 ‘대주자 스페셜리스트’라는 인식을 심어준 대표적 인물이다. 현재는 넥센 유재신(28), NC 최재원(25) 등이 전문 대주자 요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 대주자의 발에 승패 달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대주자는 1점 승부에서 팀을 이기게도 해주는 중요한 보직이다. 한 시즌에 5~6승 정도는 만들어준다”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렇기에 대주자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다. 염 감독은 “무작정 발이 빠르다고 능사는 아니다. 경기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며 “사인이 있든, 없든 어떻게든 한 베이스를 더 가야 하는데, 여기서 만약 견제에 걸리거나 도루하다 아웃이 되면 자칫 경기 흐름을 내줄 수도 있어서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주력만 있다고 전문 대주자요원이 될 수 없다. 염 감독은 “대주자가 수비가 안 된다면 엔트리에 대주자 요원과 대수비 요원 2명이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며 “주루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역할을 할 줄 알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잘하면 본전…죽으면 역적!
● 많이 실패해봐야 대주자로 성장
대주자가 견제사를 당하거나 도루에 실패하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된다. 승리를 불러오기도 하지만, 패전을 낳기도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대주자는 많이 실패해봐야 성장한다. 유재신은 “보통 1점 승부에서 경기에 나가다보니 작전이 나오면 한 번에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며 “군 제대 후 1군에 붙어있기 위해 대주자 요원이 됐는데, 처음에는 많이 실패했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2년을 하다보니까 그나마 조금은 익숙해졌다. 물론 벤치에서 작전이 나오지만, 타구를 판단하고 도루를 위해 스킵 동작을 어떻게 할지, 리드 폭을 얼마나 할지는 선수가 해야 할 일이다. 그래서 참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