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잇단 강공 드라이브 왜?
“2월 대표에 취임한 뒤 한 번도 자신의 뜻을 접은 적이 없다. (반대파의) 반발에 개의치 않고 ‘마이 웨이’ 하며 총선까지 치르겠다는 강력한 의지 아니겠느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범친노(친노무현)계인 최재성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을 강행하자 한 당직자는 이렇게 평가했다. 문 대표는 24일 최 의원 임명에 대한 비노(비노무현) 진영 반발에 대해 “다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비노 진영의 반발을 ‘찻잔 속의 태풍’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마이 웨이’ 선언한 친노
문 대표의 한 측근은 “이런 상태로 당장 총선을 치른다면 100석도 얻기 어렵다”며 “결국 강한 혁신과 인적 쇄신이 총선 승리로 가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친노가 중심이 돼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표 주변에선 “공천의 실무 작업을 지휘할 사무총장만은 비노 진영에 밀리면 안 된다”는 기류가 강했다. 선거를 지휘할 핵심 당직인 사무총장직을 계파 싸움의 희생양으로 삼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혁신 드라이브를 통해 친노와 비노의 계파 구도를 ‘혁신 대 반혁신’ 구도로 반전시키면 승산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최재성 신임 사무총장은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시민배심원제를 도입해 승리로 이끌었고, 문 대표 취임 이후 ‘네트워크정당 추진단장’을 맡았다. 총선 실무의 적임자라는 얘기다.
○ ‘뾰족한 수’ 없는 비노
문 대표의 강공이 이어지자 비노 진영에선 호남권을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호남 중진인 박지원 의원은 신당 추진 세력이 4개 정도라고 말하기도 했다.
10월 재·보선을 제외하면 내년 총선까지 친노와 비노가 힘겨루기를 할 계기도 없다. 비노의 한 중진 의원은 “문 대표에 대한 불만은 많지만 이를 행동으로 옮길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당분간 지켜보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