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파장]
“의료진 잘먹어야 잘싸워” 건강식 만들고
음압병실 공기압 관리에 청소 자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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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고훈석 시설관리팀 차장이 음압병실로 들어가 밖에서도 공기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도록 유리창에 수치를 적고 있다. 음압병실로 종이를 들고 갈 수 없어 고 차장은 병실을 나온 뒤 유리창에 적힌 메모를 기록지에 다시 옮겨 적는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낮 12시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진 팀장은 병원 주차장의 승합차로 분주히 도시락을 날랐다. 격리병동까지는 채 300m가 되지 않는 거리. 도시락 전달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 환자들과 의료진에게 따듯한 음식을 전하고자 고안해낸 방법이다. 진 팀장은 “차에 싣고 내리는 과정이 힘들긴 해도 반갑게 도시락을 받는 의료진을 보면 그저 기쁘다”고 설명했다.
고훈석 시설관리팀 차장(41)은 수시로 음압병실을 찾아 병실 내 공기압 상태를 확인한다. 병실 내 공기압을 낮은 상태로 유지해 공기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병실에서 나오는 휴지 등 폐기물을 수거해 폐기 차량에 전달하는 일도 고 차장의 몫. 고 차장은 “방호복을 입으면 찜통에 들어간 기분이다. 한 번 일을 끝내고 병동을 나올 때마다 탈진 상태가 된다”며 “최근에는 공기압 이상이 생기는 악몽까지 꾸고 있다”고 전했다.
최재필 감염내과 과장(42)은 “의료진이 따듯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영양팀 직원, 병실 내 시설 안전을 책임져 주는 시설관리과 직원 등 감사드려야 할 분이 많다”며 “이분들 덕에 환자 진료에 전념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재형 monami@donga.com·임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