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2025핵보고서 논란 “한국에 차별화된 핵우산 제공… 北엔 핵도발땐 즉각 대응 메시지” 사드 한반도 배치 요구와 맞닿아… 워싱턴 외교가 찬반양론 격론
동아일보가 23일 발간 직후 입수한 158쪽 분량의 ‘핵 프로젝트(Project Atom)-2025∼2050년 미 핵 전략 및 준비태세 보고서’에 따르면 CSIS는 2025년 이후 핵 환경을 북한 시리아 등 적성국들이 미국의 재래식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핵무기를 가지려 더 노력하는 ‘악순환의 고리’로 규정했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2025년 이후에도 김정은이나 이와 유사한 정치 파벌이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보루로 삼을 것”이라며 “북한은 이미 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만큼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CSIS는 북한의 핵개발을 억지하고 주요 우방국에 실효성 있는 핵우산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 등에 전술핵무기(Tactical Nuclear Weapon) 같은 차별화된 핵 전력을 전진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전술핵무기의 전진 배치는 북한 등에 ‘핵으로 도발하면 즉각 대응한다’는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한국이 차세대 전투기로 선정한 F-35를 이용한 전술핵 탑재를 제안했다. 소형 핵폭탄 등을 통칭하는 전술핵무기는 1958년부터 주한미군에 최대 950여 기가 배치됐다가 1991년 철수됐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핵무기(Strategic Nuclear Weapon)와 구분된다.
보고서가 발간되자 워싱턴 외교가는 전술핵 배치에 대한 찬반 양론이 뜨겁게 일고 있다. 보수 성향의 인터넷 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미국이 전 세계적으로 핵 억지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전술핵 활용을 늘리는, 지금과 다른 핵 전략이 필요하다”는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소개했다. 반면 ‘싱크 프로그레스’라는 진보 성향 매체는 “미 정부는 천문학적인 돈이 드는 전술핵을 다시 배치할 만큼의 여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미 국방부는 보고서에 대한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의 e메일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