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세계 57개국 진출한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 제너시스 BBQ 그룹 윤홍근 회장
《 ‘대한민국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부’라 불리는 제너시스 BBQ 그룹 윤홍근 회장(59). 그는 1995년 마흔의 나이에 자본금 5억으로 차린 회사를 연매출액 1조 진입을 눈앞에 둔 대기업으로 키워냈다. 하지만 그는 더 높은 꿈을 향해 달리고 있다. 바로 한국 치킨 메뉴를 세계에 널리 알려 BBQ를 글로벌 1위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 그가 BBQ 20년 성공 스토리와 경영 노하우, 남다른 비전을 공개했다. 》
“제가 전국 각지에서, 또 해외에 나갈 때마다 사 모은 것들입니다. 경기도 이천에 치킨테마파크 ‘꼬꼬랜드’를 짓고 있는데, 이곳에서 5000개에 달하는 닭 모형들을 전시할 예정이에요. 닭의 히스토리를 알 수 있는 세계 각국의 관상용 닭 137종, 총 5백여 마리도 선보일 겁니다. 살아있는 닭들이죠. 예쁜 닭들도 많아요.”
“어린이 놀이동산은 앞에 ‘내맘대로’라는 이름을 붙이려고 합니다. 닭을 요리하는 치킨 캠프를 비롯해서 아이들이 맘껏 자유롭게 여러 가지 놀이를 해볼 수 있게 해주려고요. 놀이공원 뒤편에는 가족 캠핑장, 야외 공연장도 마련할 겁니다.”
윤 회장은 26만4000m²(8만평)의 꼬꼬랜드 부지에 글로벌 치킨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정규 대학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한다. 재학생 모두에게 전액 장학금과 기숙사를 제공하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등 글로벌 맞춤형 인재를 키운다는 구상을 내비친다.
“오는 2020년까지 세계 각국에 BBQ 매장 5만개를 개설한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어요. 이 곳에서 치킨 대학 졸업생들이 활동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윤 회장은 남다른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를 실현하는 일을 즐기는 듯하다. 하지만 남다른 만큼 어찌 큰 어려움이 없었을까. 그는 “힘든 일이 닥칠 때마다 위기가 위험(危險)과 기회(機會)의 줄임말이라고 되뇐다. 위험한 상황을 기회로 생각하고 역발상의 도전정신으로 극복해왔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가 BBQ의 탄생에서부터 영화 같은 위기 극복 에피소드까지 제너시스 BBQ 그룹의 지난 20년 경영 스토리를 솔직하게 들려주었다.
1995년, 프라이드치킨은 호프집 술안주로 인식되던 시절, 윤 회장은 주부와 아이를 주 대상으로 다양한 메뉴를 갖춘 새로운 개념의 치킨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육류에 비해 지방이 적고 단백질 함량이 높은 닭고기의 소비량이 늘 것이라는 확신으로 치킨 전문점 사업을 구상했다”고 회고한다.
그의 나이 마흔이었지만 대학 졸업 후 줄곧 샐러리맨으로 일했기에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큰 고민이었다. 당시 5억 원 정도가 필요했다. 아내와 상의해 먼저 전셋집을 월세로 바꾸고 저금한 돈과 은행대출을 모두 합쳐 1억 원을 조달했다. 나머지 4억을 모으기 위해 10여명의 친구와 지인들에게 사업 계획과 전망을 설명했는데, 선뜻 2천만∼5천만 원씩 투자하겠다고 나섰다.
“그야말로 하나님이 보여주신 기적이었습니다. 당시 그 돈은 그들에게 거의 전 재산과 다름없을 정도로 큰돈이었거든요. 회사 이름도 제가 창업하는데 힘을 주셨던 교회 목사님이 지어줬습니다.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세계 속의 기업이 되고 싶은 꿈이 담긴 이름’을 부탁드렸더니, 제너시스(Genesis)라는 이름을 주셨어요. 성경에 나오는 ‘창세기’를 뜻하는 말이죠.”
1995년 9월1일 마침내 제너시스 BBQ가 탄생했다. BBQ는 ‘Best of the Best Quality(최고의 품질)’의 약자다.
“제 뜻대로 사업을 계획하며 운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신이 났습니다. 집에 못 들어가는 날이 많았어요. 사무실에 아예 야전침대를 마련해놓고 24시간 내내 일에 몰두했죠. 첫 사업설명회에 실패하는 등 어려움이 잇따랐지만 실망하지 않았고 힘든 줄도 몰랐습니다.”
자신의 사업을 시작하자 윤 회장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정신, 남다른 전략과 아이디어가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윤회장은 “누구나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면 일단 가맹점을 모집하는 것이 맨 처음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그 가맹점을 지원할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 우선이었다”고 말한다. 그는 무엇보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핵심은 교육과 품질이며, 이것이 그 성패를 가른다고 판단했다. 먼저 그는 사무실 한 개 층 전체에 교육장을 만들고 한 켠에 닭의 조리법을 연구할 실험실을 마련했다. 가맹점을 관리하고 지원할 직원 30명도 뽑았다.
“수퍼바이저로 불리는 이들은 가맹점 개설부터 조리, 영업, 경영까지 모든 문제를 지도하는 핵심요원입니다. 일반적으로 30명이면 500개의 가맹점을 관리할 정도의 인력으로 당시 형편으로는 누가 봐도 과도한 인원이었죠. 하지만 다른 프랜차이즈와 질적인 차별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과감한 투자였습니다.”
재료도 국산 냉장 닭만을 고집했다. 창업 6개월 만에 BBQ 100호점이 문을 열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 사상 최단 기록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는 않았다. 일부 가맹점 주들이 맛과 신선도가 떨어져도 좋으니 원가를 낮춰달라고 요구했고 심지어 술을 팔게 해달라고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좋은 제품을 만들려면 비싼 원료를 쓸 수밖에 없다, 여성과 아이들에게 맞는 고급 치킨이라는 BBQ의 이미지가 소비자들에게 전달될 때까지 6개월만 기다려달라고 설득했어요. 신기하게도 6개월이 지나자 거짓말처럼 매출이 급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가맹점 수도 급속도로 늘어 윤 회장은 창립 3년 만에 500개 가맹점을 내겠다던 당초 목표를 2년 만에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한숨 돌리고 나니 IMF 외환위기가 찾아왔다. 97년 10월. 달러는 폭등했고 원화는 폭락했다. 수입 사료에 의존하는 양계업계는 사료 값이 치솟자 닭고기 값을 올렸다. 전체적으로 물가가 인상되며 튀김 기름 값도 올랐다. 초대형 경제 태풍 앞에서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비용 부담이 커지고 매출은 떨어지니 가맹점 주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그는 먼저 걱정과 불안에 싸여 있는 가맹점 주들 앞으로 위기 돌파를 위해 함께 협력하자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편지에서 그는 환율 인상에 따른 원가 인상분 30%를 3자가 분담하자고 제안했다. BBQ 본사가 10%, 가맹점이 10%, 닭 공급업체가 10%, 각자가 이윤을 양보하자는 것이 골자였다. 매달 부실 점포를 10개씩 선정해 1백만 원씩 본사가 지원해줬고, 96년 잠시 하다가 중단했던 TV 광고를 다시 시작했다.
“광고시장 또한 얼어붙어 있는 상태이니 광고 단가가 저렴했죠.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보면 96년 TV 광고보다 몇 십 배 큰 효과가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가맹점의 매출이 늘었고 IMF 당시 대량으로 쏟아져 나온 퇴직자들이 창업시장에서 BBQ를 선택하면서 가맹점 증가에 따른 본사의 수익도 늘었다. 그는 품질과 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더욱 늘렸고 가맹점과 본사의 신뢰관계 또한 더욱 두터워졌다. 최악의 경제상황에 BBQ는 위기를 성장의 발판으로 도약했다.
대박 터뜨린 ‘올리브 럭셔리 치킨’
윤 회장에게 닥친 가장 큰 시련은 2003년의 AI 파동이었다. 각종 매체에서 연일 수 만 마리의 닭이 폐사하는 장면을 보도하면서 닭고기 소비량이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2주일간 거의 잠을 자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가지고 버텼지만, 어느 순간 소극적인 자세로는 이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는 치킨외식업체 대표들을 모아 각 언론사를 찾아다니며 ‘닭고기를 먹어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보도해달라고 요구했다. 닭고기 섭취를 권장하는 프로그램과 기사가 적잖이 나갔지만 바로 매출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
그는 닭고기의 안전성을 국민들에게 빠르게 인식시키는 방법을 궁리하다가 ‘닭고기를 먹고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20억 원을 배상하겠다’는 광고를 냈다. 치킨외식업체 회장 자격으로 소비자에게 내놓은 제안이었다. 이 광고는 닭고기 소비를 정상궤도에 올리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2005년 윤회장은 ‘BBQ 신화’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식용유로 튀기던 치킨을 올리브유, 그것도 최상급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로 튀겨 건강에 좋은 ‘올리브 럭셔리 치킨’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는 BBQ가 세계 최초로 치킨대학을 설립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치킨대학은 가맹점 주들과 직원들의 교육을 담당하기도 하지만 중앙연구소에 석박사급으로 이루어진 연구원들을 두어 닭고기 조리 실험과 연구에 집중하고 있었다.
“한 가맹점주로부터 ‘주부들이 비만을 유발하는 튀김 기름이 신경 쓰여 아이들이 치킨을 시켜달라고 조르면 세 번에 한번만 시켜준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엄마들이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는 건강 치킨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죠. 당시 유럽에서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꼽히는 올리브유를 튀김 기름으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하지만 올리브유가 끓는 점이 낮아 튀김 기름으로 적합하지 않은 것, 올리브유로 튀긴 치킨이 식용유로 튀긴 것 같이 고소한 맛을 내지 못하는 것이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 치킨 대학 중앙연구소의 연구원들이 3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실험과 연구를 거듭한 끝에 드디어 맛있는 올리브유 치킨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올리브유 치킨을 개발한 후 모든 치킨 메뉴에 올리브유를 사용할 것인가 결정하는 과정에서 그는 50번쯤 마음을 바꾸었다고 털어놓는다. 올리브유 가격이 만만치 않아 아무리 싸게 공급받아도 회사에서 감수해야 하는 비용 부담이 컸고, 더욱이 불경기에 치킨 값을 올려 받아야 하는 위험 부담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승부수를 던졌고 마침 웰빙 열풍이 불면서 올리브 치킨은 예상 외로 대박을 터뜨렸다.
세계 1위 프랜차이즈 기업이 목표
윤홍근 회장도 BBQ 직원들이 고개를 저을 만큼 깐깐할 때가 있다. 바로 신제품을 개발할 때. “요즘도 매일 닭요리를 먹는다”는 그는 직원들이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반드시 시식을 하고 까다롭게 평가한다.
“닭의 신선도를 알아보기 위해 생닭을 먹어보기도 한다”는 그는 가맹점에 신선한 닭을 공급하기 위해 각 지역별 냉장 차량을 이용해 신속히 배달하는 ‘콜드 체인 시스템’을 갖춰놓았다. 또한 가장 좋은 닭을 고르는 법부터 가장 맛있는 닭고기 숙성시간, 조리온도까지 줄줄이 꿰고 있는 그는 가맹점 주들의 교육에 이를 철저히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
제너시스 BBQ 그룹은 현재 BBQ 외에 닭익는 마을, 올떡, 우쿠야 등 14개 브랜드를 갖고 있으며 3500여개의 가맹점이 있다. 지난해 연매출액 9860억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 올해 연매출 1조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BBQ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 최초로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 2003년 중국을 시작으로 2004년 스페인에 진출해 세계시장 개척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이후 프랜차이즈의 본고장인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57개국에 진출해 5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BBQ의 해외진출은 대개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방식이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현지 기업을 파트너로 해서 브랜드 사용권과 사업 노하우를 제공하고 수익의 일정 부분을 로열티로 받는 방식이다. 현지 기업이 투자와 운영을 맡아 책임지고 관리하므로 본사는 투자부담을 최소화하면서 각 지역에 가맹점을 동시 다발적으로 늘릴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비전”이라고 강조하는 윤 회장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내 목표는 세계 1위 프랜차이즈 기업이었다”고 당당히 밝힌다. 그는 “전 세계 5만개의 가맹점을 성공적으로 문 열어 세계 1위가 된다는 목표로 세계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세계적으로 인기 있는 K-POP을 통해 알 수 있듯, 한국음식을 알릴 때 꼭 전통음식에만 한정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BBQ는 ‘한국 치킨’메뉴를 통해 한국음식문화를 알리고 있어요. 우리는 가장 한국적인 맛과 근성을 담은 K-푸드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을 겁니다.”
윤홍근 회장이 공개하는 세계 유일의 ‘올리브치킨’ 개발에 얽힌 에피소드
올리브유로 튀긴 ‘올리브유 치킨’을 개발해 소비자들의 호응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보통 올리브유는 튀김 기름으로 사용되지 않는데, 올리브유 치킨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없었나요.
큰 어려움이 있었죠. 저는 ‘BBQ 치킨 대학’ 중앙연구소에서 새로운 치킨메뉴를 개발하게 했어요. 그런데 이곳에서 올리브유를 사용해 실험을 거듭하던 개발팀이 이런 하소연을 하는 겁니다.
“참 이상한 일입니다. 올리브유의 끓는 점은 210℃인데, 160℃만 되면 바로 타버립니다. 치킨은 180℃에서 튀겨야 하는데, 그 전에 기름이 타버리니까 아예 튀길 수가 없어요. 이렇게 되면 올리브유를 사용하는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한데 실제 불가능하다니 난감했죠. 개발팀이 몇 달을 매달린 끝에 결국 그 원인을 찾아냈습니다. 160℃에서 올리브유가 타버린 이유는 최상급 ‘엑스트라 버진(extra virgin) 올리브유’를 썼기 때문이었습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에는 눈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아주 미세한 과육 찌꺼기가 들어 있거든요. 다음에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특수 여과 장치를 개발하는 숙제를 해야 했습니다.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고집하신 이유가 있습니까. 올리브유 사용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이 컸을 텐데요.
올리브유는 짜내는 단계에 따라 등급을 나눕니다. 화학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을수록 품질이 뛰어나고 값도 비쌉니다. 수확한지 1주일 이내의 최상급 올리브에서 나오는 ‘엑스트라 버진’은 산성도 1% 미만으로 최고의 맛과 향을 지니고 있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쓰겠다고 제가 고집하자 회사 임원들의 반대가 컸습니다. 당시 사용하고 있던 튀김 기름보다 7배나 비싼 가격이었기 때문입니다. 저희 회사에서 많은 부담을 안아야 했고,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치킨 값을 인상해야 했어요. 저도 마음이 숱하게 흔들렸지만 최종적으로 결심하고 중역회의에서 다음과 같이 알렸습니다.
“고객의 건강을 위해 최고의 기름인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씁시다. 기왕 바꾸기로 했으면 고객이 감동할 정도로 바꿉시다. 만약 우리가 올리브유를 쓴다고 해놓고 비용 때문에 등급이 좀 낮은 것을 썼는데, 나중에 다른 업체에서 엑스트라 버진을 쓰겠다고 나서면 어떻게 됩니까? 처음을 생각해보세요. 올리브유를 생각한 것은 튀김 기름 때문에 프라이드치킨을 먹는 것을 주저하는 고객들이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고객들의 건강을 위해 우리가 최상품 닭을 고집하는 것처럼, 튀김 기름도 그래야지요.”
제가 다시 처음 원칙을 들고 나오자 회의장 분위기가 숙연해졌죠.
튀김 기름을 올리브유로 바꿨는데, 치킨 맛은 전과 같던가요.
아닙니다. “이거 BBQ 치킨 맞아요? 그 맛이 아닌데요.” 처음 소비자 테스트에 들어갔을 때 고객들의 반응은 담백하고 뒷맛이 깨끗하지만 예전처럼 고소한 맛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고민 끝에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천연 양념과 튀김옷을 개발하기로 했지요. 이번에도 역시 개발팀에서 수백 번의 실험을 했습니다. 마침내 20여 가지의 천연 성분을 혼합해 고소한 맛을 내는 양념과 바삭바삭한 맛을 더해주는 튀김옷을 만드는데 성공했죠.
눈을 가리고 고객들에게 이전의 BBQ 치킨과 올리브유로 튀긴 새로운 치킨을 맛보게 했어요. 둘 중 더 맛있는 치킨을 고르라고 했죠. 대부분의 고객이 올리브유로 튀긴 치킨에 손을 들었습니다. 30여회에 걸쳐 2만여 명의 고객을 상대로 테스트를 거친 대장정을 드디어 끝낸 것이죠.
BBQ 치킨은 ‘올리브유 치킨’을 내놓은 이후에도 올리브유를 사용한 다양한 치킨 메뉴를 선보이고 있는데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마다 이런 맛 테스트를 거치나요.
사람마다 생김새가 다르듯 입맛도 다 다릅니다. 그래서 저희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때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20∼30회의 소비자 테스트를 거칩니다. 이른바 ‘관능 테스트’를 여러 차례 하는 거죠. 결국 2∼3만 명에게 새 맛에 대한 소감을 묻게 됩니다.
▼ 윤홍근 회장은… ▼
제너시스 BBQ 그룹 회장
한국외식산업협회 상임회장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중앙회장
한국말산업중앙회 회장
1955년 출생
1981년 조선대 수석 졸업(조선대 경영학 박사)
1998년 한국프랜차이즈협회장
2007년 스페인 시민십자대훈장 수훈
2009년 상공의 날 은탑산업훈장 수훈
2012년 제 17회 한국유통대상 종합부문 대통령상 수상
2013년 대한민국 창업대상 수상
2014년 일자리 창출 정부포상 대통령상 수상
글/계수미 전문기자 soomee@donga.com
사진/조영철 기자 kor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