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감청 시인하고 재발방지 약속 어산지 “佛, 美에 법적 대응해야”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2006년부터 2012년 사이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수아 올랑드 등 프랑스 전현직 대통령 3명의 통화 내용을 엿들었다는 위키리크스의 폭로가 외교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 나타나자 미국이 ‘프랑스 달래기’에 나섰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폭로 보도 하루 뒤인 24일 올랑드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위키리크스의 폭로 내용을 시인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프랑스 엘리제 궁은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전화 통화에서 두 동맹 사이에 과거에 발생한 있을 수 없는 관행들을 중단시키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보였다”고 밝혔다. 또 “오바마 대통령이 올랑드 대통령에게 ‘미국은 당신의 통화나 다른 통신 수단을 감청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올랑드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 통화하기 전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해 “프랑스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백악관 측의 해명이 불충분하다며 NSA가 다른 프랑스 외교 관계자들의 e메일이나 대화 내용을 여전히 감청하는지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독일 검찰은 2013년 미국 NSA가 2002년부터 10년 이상 메르켈 총리의 휴대전화를 감청해 왔다는 사실이 에드워드 스노든 전 NSA 직원에 의해 폭로되자 수사를 시작했지만, 구체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중단한 바 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