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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청산도 콘크리트 도로, 황톳길로 만들어

입력 | 2015-06-29 03:00:00


전남 완도읍에서 뱃길로 40분 거리인 청산도는 산 바다 하늘이 모두 푸르러 ‘청산(靑山)’이라 이름이 붙여질 만큼 빼어난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있다. 구불구불 이어진 옛 돌담길과 구들장 논, 전래 풍습인 풍장(風葬·시신을 매장하지 않고 지상에 노출시키는 장례법), 고인돌을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청정 자연 환경과 느리게 살아가는 섬 주민의 생활양식은 2009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지정되는 계기가 됐다.

청산도 도로가 최근 황토 옷으로 갈아입었다. 회색빛 콘크리트 일색의 도로를 자연친화적인 황톳길(사진)로 만들어 청산도의 풍광을 한껏 뽐내고 있다. 청산면은 그동안 마을 안길 포장 등 숙원사업을 벌이면서 일반 콘크리트 포장이 슬로시티 이미지와 맞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멋을 살릴 방법을 찾았다. 고민 끝에 한옥을 지을 때 사용하는 천연 황토분말을 콘크리트 타설할 때 활용하기로 했다. 황토 포장 방식은 콘크리트 타설 시 천연 황토분말을 배합함으로써 황톳길 자연 그대로의 멋을 살리고 오랜 수명을 보장하는 자연친화적인 공법. 콘크리트 m³당 12∼15kg의 천연 황토분말을 섞는 것만으로 황토 포장의 느낌을 낼 수 있다. 청산면은 앞으로 주요 관광지 도로, 슬로길, 농로를 신규 포장하거나 기존 포장 덧씌우기 공사 때 이 방식을 활용하기로 했다. 서길수 청산면장은 “자연 그대로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콘크리트 도로를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 황톳길로 포장해 느림과 여유,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섬으로 가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청산도는 한국관광공사가 뽑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대한민국 가족체험여행지 ‘베스트 그곳’에 이름을 올려 지난해 37만 명이 다녀가는 등 ‘명품 섬’으로 주목받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