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은실이’-MBC ‘왕초’(아래)
■ 1999년 6월 29일
1999년 오늘, 시청률 조사 시장에서 경쟁체제가 구축됐다. 한국과 영국의 합작회사인 TNS미디어코리아(TNS, 현 TNmS)가 시청률 조사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그 이전 독점적으로 시청률을 조사해왔던 미디어서비스코리아(MSK, 현 AC닐슨코리아)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TNS는 그 이튿날 서울지역 가구를 대상으로 한 첫 시청률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어 10월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으로 그 조사 대상을 넓혀갔다. 또 케이블 및 위성채널 시청률 수치까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MSK는 서울지역 300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는 점에서 TNS의 조사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TNS는 주파수를 읽어 시청 채널이 바뀔 때마다 그 파장을 통해 시청률을 기록하는 MSK의 피플미터 방식과 달리 시청 화면을 읽어 메인 컴퓨터에 입력된 화면과 비교해 시청 채널을 파악하는 픽처 매칭 방식을 도입했다.
이 같은 결과에 방송가와 시청률을 중심으로 방송광고를 집행하는 광고시장은 혼란에 빠졌다. 하지만 방송가와 두 회사는 그 명확한 차이를 설명하지 못했다. 조사 대상이 되는 패널이나 표본추출 과정과 분석 방식 등이 다르지만 정확한 원인은 나오지 않았다.
두 회사의 경쟁과 신경전은 오래도록 계속됐다. 양측은 법적공방까지 벌이면서 각기 자사 조사 결과의 정확성을 강조했다. 현재 AC닐슨코리아와 TNmS는 각기 전국 가구를 대상으로 시청률을 조사, 발표한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TV로만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시대는 지났다. 케이블채널과 IPTV 등 다채널시대가 된 지 오래며 스마트폰과 인터넷 등을 통한 시청도 일반화했다. TV 시청률만으로 프로그램의 인기도를 따지기엔 무리인 시대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