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저녁 준비하는 동안 거실하고 안방 청소기 좀 돌려줘요.”
말은 지극히 부드러운 권유형이지만, 듣는 남편은 살짝 귀에 걸리면서 일견 두려운 생각도 들었다. 부인의 말 속에 ‘청소를 하지 않으면 밥도 주지 않겠어, 알아서 해!’라는 의미가 숨어 있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물론 청소 한 번 하지 않는다고 해서 바로 수저를 빼앗지는 않겠지만, 이런 부인의 부탁(?)을 무시할 만큼 배짱 좋은 남편은 요즘 흔치 않다. 대부분은 무서워서 또는 평화로운 저녁시간을 위해 청소기를 돌린다.
청소하는 남편들이 늘고 있다. 아니 최근엔 가정마다 청소는 당연히 남편이 하는 것이란 인식이 지배한다. 주변에 물어보면 대부분 집에서 최소한 두 가지 일은 남편이 도맡아 한단다. 하나는 청소고, 다른 하나는 쓰레기 분리배출이다.(쓰레기를 직접 버리는 부인은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변에 광고하는 거나 마찬가지라나 뭐라나…). 여기에 요리까지 추가되는 분위기라니, 요즘 우리나라에서 남편으로 살아남기란 정말 쉽지 않다.
강력한 힘에 편리함을 갖춘 하이브리드 청소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생긴 것도 언뜻 미래에서 온 로봇을 떠올릴 정도로 기계적이고 혁신적이라 남편들이 좋아할 만하다.
이 청소기는 전원을 연결하는 선이 없는 무선충전식이다. 별도의 충전기로 20V 프리미엄 리튬배터리를 3시간 급속으로 충전한 뒤 청소기에 장착하면 최대 25분까지 사용할 수 있다. 처음 구매할 때 이런 배터리를 2개 준다. 1개를 다 사용한 뒤 충전하는 동안 다른 배터리를 쓰면 된다.
때문에 한 번 청소를 시작하면 최대 50분간 집안 구석구석을 쉼 없이 누빌 수 있다. 아무리 큰 집이라도 50분간 청소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말이다.
강력한 흡입력도 남편들이 원하는 조건이다. ‘듀얼 사이클론’ 방식을 채택해 흡입력이 강하고, 먼지를 분리해 빨아들인다. 또한 특허 받은 ‘윈드터널3’ 기술을 사용해 일반 방식의 흡입 채널보다 3배 이상 흡입력이 강력하다. 바닥과 닿는 부분에 회전하는 솔이 있어 한 번 지나간 자리는 작은 미세먼지까지 말끔히 쓸어 담는다.
전원 버튼을 누르면 청소기 앞쪽에 붙어 있는 플래시가 자동으로 켜져 어두운 곳에서도 별도의 조명 없이 깨끗하게 청소할 수 있다. 남편들이 좋아할만한 이 청소기의 가격은 49만9000원이다. 소음은 평균 정도라 한밤중 청소는 곤란하겠다. 마치 놀이하듯 후다닥 청소를 끝내고 식탁에 앉자 부인의 목소리가 한층 부드럽게 들리는 것은 나만의 착각일까. “여보! 수고했어요. 많이 드세요.”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