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이 가운데 미국 CNN방송은 2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게이 프라이드 퍼레이드에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이하 IS)의 깃발이 등장했다며 ‘단독’ 표시와 함께 긴급 방송을 내보내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이후 이것이 어이없는 오보로 밝혀지면서 CNN은 미국 최고의 뉴스 브랜드라는 명성에 큰 오점을 남겼다. CNN이 밝힌 깃발의 정체는 정치적·종교적 성향과 전혀 무관한 ‘성인용품’ 이미지의 깃발이었다.
미국 뉴욕데일리뉴스에 따르면 이날 CNN 런던 통신원 루시 폴은 전화연결을 통해 자신이 사무실에서 나오다가 퍼레이드 참가자 중 한 명이 IS 깃발처럼 보이는 것을 들고 있는 것을 목격했다며 다급한 목소리로 소식을 전했다.
이어 폴은 “그런데 이것을 인지하고 있는 이가 나밖에 없는 것 같다. 아무도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거나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 행사 주최자에게 물었는데 그는 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근처에 있는 경찰에게도 물었지만 그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이때 CNN은 “게이 퍼레이드에서 포착된 IS 깃발”이라는 자막을 계속 내보냈고 국가안보분석가 피터 버건을 연결해 전문가의 입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CNN 앵커 수잰 말보는 피터 버건에게 IS의 다음 공격목표지가 영국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진지한 질문을 던졌고 피터 버건은 “그럴 수도 있지만 참으로 이상한,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라는 말을 계속 이어갔다. IS는 동성애를 범죄로 여기는 단체인데, 이 남성이 있는 곳은 동성애자의 자긍심을 알리는 게이 퍼레이드라는 것이다. IS는 최근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한 남성을 7층 높이 건물 난간에서 떨어뜨려 살해하는 등 엽기적인 행각을 벌여와 많은 이들을 공포에 빠뜨린 바 있다.
뉴스가 나가자 누리꾼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즉각 CNN의 오보를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그 깃발에 적힌 것은 아랍어가 아니라 딜도(인공 페니스) 그림이다"는 내용의 글을 남겼으며 또 다른 누리꾼은 “CNN이 엄청난 오보를 냈다”며 루시 폴의 실수를 비웃었다.
정민경 동아닷컴 기자 alsru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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