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캠프서 부른 희망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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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형지비전센터에서 열린 ‘EFC 희망캠프’ 교육이 끝난 후 EFC 직원들이 모여 포즈를 취했다. 왼쪽부터 김원근 영업팀장, 송효원 디자인팀 과장, 이해영 제품 개발팀장, 박민수 인사총무팀 과장. 패션그룹형지 제공
○ 제화 명가를 위한 희망 부활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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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첫째 날 저녁에는 전 직원이 수의를 입고 입관체험을 하는 ‘새로 남 체험’ 행사가 열렸다. 몇몇 직원들은 눈물을 흘렸다. 23년째 회사에 몸담고 있는 박민수 인사총무팀 과장은 “사모펀드에 팔린 후 우여곡절을 겪던 회사의 모습이 수의를 입고 죽음을 맞이하는 내 모습과 같아 눈물이 났다”며 “다시 관을 열고 살아났더니 죽을힘을 다해 회사를 살려보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생기더라”고 말했다.
○ 다시 고객을 생각하자
이번 캠프는 일본 자동차 회사 닛산의 ‘리바이벌 플랜’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됐다. 형지그룹 경영진들은 카를로스 곤 회장이 직원들에게 회사의 문제점을 찾아보도록 맡겨 혁신의 실마리를 찾은 것에 주목했다. 형지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으로 이번에 새로 EFC를 맡게 된 강수호 대표이사는 “회사가 주도해 ‘잘해보자’가 아닌 직원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다 보면 변화의 주도자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이 끝난 후 직원들은 새롭게 출발하는 회사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30년차인 이해영 제품개발팀장은 “한때는 트렌드 리더였던 회사가 추락을 거듭하며 우리도 모르게 고객을 잊고 있었다”며 “이번 캠프를 통해 다시 고객을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아직 구두를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생산라인도 갖고 있고 제조장인들도 남아있다”며 “직원들끼리 2020년까지 제화업계 1등을 해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고 말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