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매치’보다 ‘호남더비’가 더 뜨거웠다.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남의 K리그 클래식 18라운드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지만 치열했다. 전북 에두(왼쪽)와 전남 김평래가 볼을 다투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 ‘닥공’·전남 ‘역습’·광주 ‘점유율’
호남라인 화끈한 축구로 상위권 질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판도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팀당 18경기씩 소화한 가운데 ‘호남라인’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전북현대, 전남 드래곤즈, 광주FC 등 호남 3개 팀이 선전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3개 팀의 경기는 스코어를 떠나 일방적 흐름이 없을 정도로 화끈하다. 울산현대, 포항 스틸러스 등 영남권 구단들이 정규리그 상위권을 줄곧 유지해온 과거와 조금 다른 양상이다.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전남의 18라운드 ‘호남 더비’도 90분 내내 뜨거운 접전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FC서울-수원삼성의 ‘슈퍼매치’가 국제축구연맹(FIFA)이 인정하는 ‘소문난 잔치’라면, 이날 2골씩 주고받는 난타전을 연출한 전북-전남전은 K리그의 새로운 흥행카드로 손색이 없었다. 전남은 정규리그 8라운드에서도 전북의 덜미를 낚아채며 지난해부터 이어진 전북의 22경기 연속무패 기록을 깨트린 바 있다.
순위표에서도 이러한 호남라인의 상승기류를 확인할 수 있다. 전북은 11승4무3패(승점 37)로 단독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다. 1.5군을 내세운 24일 FA컵 16강전에서 포항에 패해 조기 탈락했지만,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했다. 전남에 0-2로 끌려가다 2-2로 따라잡는 ‘1강’다운 특유의 저력을 과시했다.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정규리그까지 동시에 평정하겠다는 부푼 꿈을 키우고 있다.
챌린지(2부리그) 2위로 올 시즌 클래식에 진입한 광주는 주말 포항 원정에서 패해 5경기 무패(3승2무)의 상승세가 꺾이긴 했지만, 특유의 점유율 축구로 좋은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광주시의 하계유니버시아드 유치로 인해 홈·원정 스케줄이 몰려있는 상황에서도 기복이 심하지 않다. 한 수 위의 전력을 지닌 포항을 상대하면서도 6대4로 앞선 점유율을 보였다. 6승6무6패(승점 24)로 7위다.
K리그 한 관계자는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 전남은 ‘역습’, 광주는 ‘점유율’ 등 호남구단에는 확실한 팀 컬러가 있다. 올스타전(7월 17일·안산) 휴식기 이전에 소화할 4경기와 혹서기를 어떻게 버티느냐가 최대 관건”이라고 예상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