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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체육 7330] 양준혁 야구 클리닉에 아이들 눈이 ‘초롱초롱’

입력 | 2015-06-30 05:45:00

“홈런을 치려면 이렇게 두 손을 딱 붙여서 쥐고….” 야구스타 양준혁 국민생활체육회 홍보대사가 용연초등학교 학생의 타격자세를 교정해 주고 있다. 이날 학생들은 선생님들과 함께 바구니에 공 던져 넣기 등 운동회 경기에 참여하는 한편 골프퍼팅 등 이색 스포츠코너를 통해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왼쪽 사진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 스포츠버스가 달린다

2. 경기 파주시 용연초등학교

스포츠동아와 국민생활체육회가 공동으로 ‘스포츠버스가 달린다’ 캠페인을 진행한다. 스포츠버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농어촌·도서지역 어린이들에게 생활체육의 기쁨을 선물하기 위해 운영하는 버스다. 스포츠동아는 총 6회에 걸쳐 스포츠버스와 전국 각지의 초등학교를 찾아 아이들과 주민이 어우러져 즐기는 운동회, 레크리에이션, 건강 부대이벤트 등 ‘움직이는 체육관, 스포츠버스’의 모든 것을 생생하게 전해드린다. 두 번째로 찾아간 곳은 경기도 파주시의 용연초등학교다.

홍보대사 양준혁 등장에 아이들 환호성
캐치볼·타격 등 야구 레슨 ‘즐거운 시간’
테이블축구 등 이색 스포츠 코너도 인기

지금 생각해도 이상한 일이었다. 왜 말짱하다가도 소풍이나 운동회 날만 되면 비가 주룩주룩 내렸던 걸까. 텅 빈 양말을 발견한 크리스마스 아침보다, 운동회 날 비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는 일이 훨씬 더 서글펐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이를 드러내고 환히 웃으며 말씀하셨다. “운동회는 원래 그런 거야. 선생님 어릴 때도 그랬어.”

그렇다. 비가 오는 운동회는 비가 오는 대로 ‘맛’이 났다. 강당 안에 궁둥이를 맞대고 앉아 쿰쿰한 비 냄새를 맡으며 김밥을 까먹었다. 취소가 되어버린 것에 비하면 이런 운동회도 나쁘지 않았다. 실은 굉장히 재미있었다.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용연초등학교에 스포츠버스가 뜬 날, 전날 밤부터 비가 내렸다. 가뭄 끝의 단비였다. 용연초등학교에는 실내체육시설이 없어 인근 마지초등학교의 실내체육관을 빌렸다. 용연초등학교는 1946년에 개교해 66년이 된 학교다. ‘용연’은 파평 윤씨의 전설이 서린 인근의 연못 이름이다. 용연초등학교는 한때 50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교생이 51명밖에 되지 않는다. 이날 운동회에는 51명 모든 학생이 참가했다.

● 양준혁 헛스윙에 아이들 “스트라이크!”

준비운동을 마치고 두 팀으로 나누었다. 우데기팀과 만두팀이다. ‘우데기’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한 아이가 깔깔대며 “저기 저 애 별명이에요”한다.

이날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야구스타 양준혁의 야구 클리닉이었다. 거구의 양준혁이 성큼성큼 등장하자 아이들이 “우와! 테레비에 나온 아저씨다”며 함성을 지른다. 국민생활체육회의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양준혁은 아이들에게 티볼 캐치볼과 타격을 지도했다.

“공은 이렇게, 중지와 검지를 실밥에 걸쳐서 잡고 던질 때는 상대방 가슴을 보고 던지는 거예요. 받을 때는 스펀지를 빨아들이듯 가볍게!”

아이들의 눈이 똘망똘망하다. 양준혁의 원포인트 레슨에 엉성했던 아이들의 자세가 달라졌다. 양준혁이 “오! 습득력 좋은데?”하며 흐뭇한 얼굴을 했다.

삼성 라이온즈 팬이라는 정우혁(6학년) 군은 “너무 재밌다. 친구들하고 야구를 많이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좋아했다.

양준혁이 타격시범에 나섰다. 폴 위에 공을 올려놓고는 “잘 봐라. 홈런 쳐 볼게”하고는 시원하게 공을 날려 보냈다. 세 번 홈런 끝에 헛스윙이 나오자 아이들이 “스트라이크!”하며 깔깔댄다. 양준혁도 “으하하” 웃었다. 양준혁에게 타격자세를 교정 받고 공을 멀찌감치 날린 양유석(3학년) 군은 진짜 홈런을 친 것처럼 루를 한 바퀴 돌고는 양준혁과 하이파이브를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미소 띤 얼굴로 바라보고 있던 강윤정(45) 교사는 “외부에서 이런 행사를 지원해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국민생활체육회와 와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고 했다.

● 이색 스포츠코너·스포츠버스에 웃음 가득

용연초등학교는 과학과 체육을 특색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체육의 경우 풋살과 테니스가 주 종목이다. 토요일은 아예 스포츠데이로 지정했다.

운동회를 앞두고 아이들이 좀 더 즐겁게 참여할 수 있도록 예산을 쪼개 학교에서 티셔츠를 맞춰 입혔다고 했다. 사실 이날 운동회는 비로 인해 취소될 뻔 했다. 강윤정 교사는 “아이들에게 1주일 전에 운동회가 있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다. 아이들과의 약속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인근 초등학교 체육관을 급히 빌렸다”며 웃었다.

미니월드컵(테이블축구), 도전 나도 축구왕(축구공 차서 구멍에 넣기), 홀인원 골프퍼팅, 골프왕(골프공 구멍에 넣기) 등 이색 스포츠코너도 인기만점. 건강 측정장비, 비디오 스포츠게임 등이 마련된 스포츠버스를 둘러보며 아이들은 연신 “와아” 탄성을 질렀다.

운동회를 마치고는 모두 용연초등학교로 이동해 점심을 먹었다. 스태프와 기자도 아이들과 똑같이 식판에 급식을 받아 왁자지껄 떠들고 웃으며 밥을 먹었다.

어느새 비가 그치고 구름 사이로 해가 얼굴을 내밀었다. 따끈한 햇살이 운동장 위로 내리 비쳤다. 한 아이가 말했다. “비 그쳤는데 우리 운동회 또 하면 안 돼요?” 스포츠버스는 오늘도 잘 달렸다.

파주(경기도)|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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