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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나연 “생애 최고의 8번 아이언샷”

입력 | 2015-06-30 05:45:00

최나연이 29일(한국시간) 미국 아칸소 주 피나클골프장에서 끝난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2승째를 거뒀다. 우승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으며 기뻐하고 있는 최나연.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최나연, 두번의 기적 플레이

16번홀 135야드 남기고 8번 아이언샷
홀 앞서 튀어오른 후 다시 빨려 들어가
17번홀 쐐기 버디까지…재역전 우승
“8번 아이언, 가장 자신있는 클럽이었다”


우승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최나연(28·SK텔레콤)의 경기는 답답했다. 전날까지 이글 1개에 버디 13개, 보기는 단 2개 밖에 하지 않았던 그는 최종라운드 13번홀까지 버디 1개에 보기를 2개나 기록하면서 1타를 잃고 있었다. 그 사이 스테이시 루이스(미국)는 4타를 줄이면서 1타 차 선두로 나섰다. 루이스는 디펜딩 챔피언이다. 또 대회가 열린 아칸소에서 대학을 나와 갤러리들의 일방적인 응원까지 등에 업고 있었다. 분위기를 탄 루이스가 1∼2타라도 더 줄이면 재역전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최나연에겐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14번홀(파5)에서 버디 사냥에 실패하면서 좀처럼 추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했다. 다행히 앞서 경기를 하고 있던 루이스 역시 16번과 17번홀(파3)에서 버디 기회를 잡고도 성공하지 못해 조금은 분위기가 가라앉은 상태였다.

반전이 일어난 건 바로 다음이었다.

최나연은 16번홀(파4)에서 티샷을 페어웨이로 잘 보냈다. 그리고 약 135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이 홀 앞에 떨어졌다가 한번 튀어 오른 뒤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샷 이글’로 연결됐다. 마치 홀 안으로 공을 끌어들이는 듯 마법 같은 장면은 보고도 쉽게 믿기지 않았다. 기적 같은 이글을 성공시킨 최나연은 단숨에 2타를 줄이면서 다시 1타 차 선두로 나섰다.


최나연도 깜짝 놀랐다. 처음엔 이글이 된 줄 몰랐다. 최나연은 “135야드를 남겨두고 있었고 8번 아이언으로 쳤다. 가장 좋아하는 클럽이라서 자신이 있었다. 임팩트가 되자마자 잘 맞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버디 찬스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 샷이 그대로 홀에 들어갈 줄은 몰랐다. 사실은 볼이 없어져서 뒤로 넘어간 줄 알았다. 언덕이 있어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갤러리들이 박수를 치면서 환호하는 모습이 보였고 ‘이글, 이글’하는 소리가 들였다. 설마 했는데 확인해보니 이글이 맞았다.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기적 같은 샷 이글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최나연은 이어진 17번홀(파3)에서도 쐐기를 박는 버디까지 추가했다. 이번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최나연은 “17번홀에 올라서서 거리를 확인해보니 16번홀과 똑 같았다. 아무래도 바로 전에 좋은 샷을 했기 때문에 그 느낌을 살려서 다시 쳤다. 두 번의 8번 아이언 샷은 내 골프인생에서 최고의 샷이다. 기적 같은 플레이라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최나연의 티샷은 홀 바로 앞에 멈췄고, 가볍게 탭인 버디를 성공시켰다.

8번 아이언은 최나연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클럽 중 하나다. 캘러웨이의 아펙스 프로 아이언을 사용하는 최나연은 4개의 아이언만 들고 다닌다. 6번부터 9번까지만 쓴다. 그는 연습할 때도 8번 아이언을 가장 많이 사용한다. 이날 16번홀에서는 뒤쪽에서 바람이 불어와 약간 컨트롤 샷을 했고, 17번홀에서는 풀스윙으로 공략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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