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곁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단순한 행동이 사실은 리더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에 하나다. 귀 기울여주는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실체와 방향성을 갖게 된다.” ―리더란 무엇인가(조셉 자보르스키·에이지21·2010년) 》
남편은 고민이 있을 때 나와 이야기하면 일이 잘 풀린다고 한다. 훌륭한 해법을 제시해서가 아니다. 나는 그저 성의껏 들어주기만 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답은 대개 남편의 머릿속에서 나왔다. 다른 고민과 얽혀 있던 정답이 대화를 통해 슬그머니 정리돼 마침내 남편이 해답의 실타래를 풀어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에 따르면 ‘경청’은 리더의 덕목이다. 리더는 들어주는 과정을 통해 아랫사람이 머릿속에 혼재된 아이디어를 스스로 정리하게끔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글쓰기도 이야기를 들어주는 효과를 갖는다. 저자는 힘들었던 개인사를 소개하며 글쓰기를 통해 마음의 질서를 찾고 평화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개한다. 이 책은 비슷한 부류의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달리 저자가 개인사를 솔직 담백하게 풀어놓은 게 인상적이다. 갑자기 찾아온 이혼과 방황, 포럼 설립 과정 등 고통스러웠던 순간을 서술하며 저자 스스로 어떻게 치유했는지 보여준다.
리더십은 직장인의 덕목만은 아닐 것이다. 책에 소개된 리더십을 아내 또는 남편에게, 혹은 부모가 자녀에게 실행해볼 만하다. 이렇게 본다면 이 책의 제목은 ‘리더란 무엇인가’ 대신 ‘인간관계의 기술’ ‘일상의 리더십’이 더 타당해 보인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