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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손목” “허리” 고사리손 검객들의 함성

입력 | 2015-06-30 03:00:00

[건강한 국민, 운동합시다]<2>인천 부현초교 행복나눔 검도교실




25일 인천 계양구 부현초교 꿈애(愛)홀 체육관에서 열린 국민생활체육회 행복나눔 스포츠 검도교실에서 초등학생들이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예의바르고 활달하게 변하고 있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공동기획: 국민생활체육회-동아일보

25일 인천 계양구 부현초교 꿈애(愛)홀 체육관. 장난기 가득한 초등학교 1∼6학년생들이 도복을 입은 채 무릎을 꿇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 훈련 시작 전 지도교사의 구령에 맞춰 학생들은 ‘국기에 대한 경례, 선생님께 경례, 상호 간의 경례’를 차례로 했다. 곧이어 “앞으로” “뒤로” “좌로” “우로”의 구령에 재빠르게 움직이던 학생들은 “머리” “손목” “허리”라는 큰 함성과 함께 죽도로 기본 동작을 반복했다. 죽도를 휘두르는 학생들의 얼굴엔 즐거움이 가득했다.

국민생활체육회(국체회) 행복나눔스포츠(행복나눔) 검도교실이 어린 학생들을 예의 바르게 바꾸고 있다. 행복나눔은 국체회가 소외 계층의 스포츠 참여를 위해 2009년 시작한 프로젝트다. 검도는 국체회 전국검도연합회 주관으로 2013년 시작해 올해는 전국 36곳에서 966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은 인천 지역 6개교 학생 42명이 참여했다. 다문화중심학교인 부현초교는 인근 5개 학교와 함께 다양한 다문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국체회 행복나눔의 도움을 받아 5월부터 7월까지 매주 1∼2회 검도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국체회는 각 검도교실에 3명의 지도자를 파견한다. 대한검도회 국가대표 출신 주강사와 책임강사, 보조강사다. 부현초교에는 2006년 대만세계선수권 단체전 우승의 주역인 국가대표 출신 김진범 사범(40)과 검도 7단 임종길 사범(44), 그리고 오종현 사범(26)이 아이들을 수준별로 나눠 지도하고 있다. 이날까지 12회의 교실을 마쳤다. 검도의 예의부터 발동작, 머리치기, 손목치기, 허리치기에 이어 손목허리머리치기를 익혔다. 훈련과 집중력을 시험하기 위해 목검으로 종이 베기도 했다.

김다미 부현초교 검도교실 담당 교사(30)는 “이렇게 짧은 시간에 아이들이 변할 줄 몰랐다. 부산하던 아이들이 차분해졌고 집중력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처음 검도를 시작할 때 바닥에 누워 어리광을 부리던 학생들이 있었는데 이젠 없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다. 부현초교 1학년 이마음 양은 “가장 좋아하는 놀이가 구름사다리 타기였는데 지금은 검도예요”라며 “검도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했다. 5학년 이준호 군은 “죽도를 사용해 재밌어요. 열심히 하다 보니 다이어트도 됐어요”라고 말했다. 이 군은 검도를 시작한 뒤 살이 3kg 정도 빠졌다.

임 사범은 “소극적이고 주의가 산만한 아이들에게 검도를 통해 예의범절과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아이들이 예의를 지키며 활달하게 칼을 휘두르고 있어 기쁘다”라고 말했다.

도성기 국체회 전국검도연합회 사무처장(58)은 “검도는 접하기 쉽지 않은 스포츠다. 하지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주는 효과는 크다”고 강조했다. 예의범절을 지키는 것은 기본이고 왼손과 왼발을 사용하게 함으로써 오른손 오른발에 익숙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양손 양발을 균형 있게 쓰도록 해 뇌의 균형 발달을 돕는다. 인내심과 집중력도 키워 학업 성취도도 높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검도를 시작해 공인 3단인 김 교사는 “검도의 교육적 효과가 좋아 주말반을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 사무처장은 “행복나눔이 15회의 교실로 끝나지만 국체회 차원에서 계속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