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인 흰 크림을 얹은 딸기. 포커스스포츠넷 홈페이지
김종석 기자
혹시 기억하십니까. 현재 남자 세계 랭킹 1위로 이번에 대회 2연패이자 통산 3승을 노리는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는 2011년 우승 직후 잔디를 뜯어서 씹어 먹었습니다. 얼마나 좋았으면 그랬을까요. 윔블던 하면 잔디 코트입니다. 잔디 품종은 서늘한 곳에서 잘 자라는 라이그래스(ryegrass)입니다. 선수들이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마다 9t이 넘는 잔디 씨를 새로 뿌리고 잔디 길이는 플레이에 이상적인 8mm로 매일 일정하게 깎습니다. 잔디를 심는 데만 연간 6만7000달러(약 7500만 원)가 들어갑니다.
잔디 코트는 클레이나 하드 코트보다 공이 훨씬 빠르고 낮게 튀어 서브 앤드 발리가 강한 선수에게 유리합니다. 피트 샘프러스와 로저 페데러 등이 대표적이죠.
올해 남녀 단식 우승자는 똑같이 188만 파운드(약 33억3000만 원)를 받습니다. 처음 상금을 지급하기 시작한 1968년의 남자 단식 상금은 2000파운드(약 354만 원)였죠. 여자단식은 750파운드. 격세지감을 느끼시죠. 차등을 두던 남녀 단식 상금은 2007년부터 같아졌습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던가요. 윔블던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먹거리는 흰 크림을 얹은 딸기입니다. 영국에서는 이 둘의 조합을 궁합이 잘 맞는 부부에 비유할 정도라네요. 6월 말 제철 과일인 딸기가 윔블던에 등장한 건 1953년. 지난해 대회 때 딸기 소비량은 28t에 이르며 크림은 7000L였다고 하네요. 신선도를 지키려고 전날 딴 딸기를 다음 날 공급합니다. 핌스라고 불리는 칵테일도 인기 메뉴인데 지난해 23만 잔이 팔렸습니다.
지난해 전체 관중은 49만1084명이었습니다. 대회 마지막 날 열리는 남자 단식 결승 입장권 가격은 160파운드(약 28만 원)입니다. 하지만 일찌감치 매진돼 암표 가격이 수백만 원이라고 합니다.
2주간의 열전이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 저와 함께 테니스 축제에 빠져들어 보시지 않으렵니까.
※30일 새벽에 열린 정현의 경기 결과는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윔블던=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