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0%대라는데… 외식비 5%-공공요금 4% 뛰어 사교육비까지 체감물가 높아
요즘 서울에서 평양냉면 한 그릇을 먹으려면 1만 원을 줘야 한다. 심지어 1만 원 하던 냉면이 올해 1만2000원으로 오른 곳도 있다. 직장인 양모 씨(37·서울 종로구)는 “물가는 그대로라는데 점심 한 끼 사 먹기가 갈수록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0%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면서 한쪽에선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지만 서민들은 “체감하기 어렵다”는 말이 많다. 특히 서울 지역만 놓고 보면 갈수록 삶이 팍팍해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29일 행정자치부의 지방물가정보 홈페이지 자료에 따르면 2013년 5월과 2015년 5월 서울의 물가를 비교한 결과 농축산물은 평균 3%, 공공요금과 개인서비스요금은 각각 평균 4%씩 올랐다. 외식비는 평균 5%나 뛰었다. 돼지고기(삼겹살 500g)는 2013년 5월 7752원에서 2년 뒤 1만1815원으로, 감자(1kg)는 2934원에서 4156원으로 각각 4063원(52%), 1222원(42%) 급등했다. 반면 무(1kg)는 805원, 고춧가루(중품 100g)는 2575원 등 각각 27%, 25% 떨어졌다. 농축산물은 항목별로 등락이 엇갈린 탓에 3% 정도 올랐다.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분야는 외식비. 냉면과 비빔밥은 한 그릇 평균 가격이 8000원을 넘어섰다. 식당 삼겹살 값도 1인분(200g)에 1만4657원으로 올랐다. 김밥 한 줄의 가격도 평균 3000원을 넘어섰다. 서울은 외식비를 측정하는 8개 품목 가운데 냉면 비빔밥 삼겹살 칼국수 등 4개 품목이 전국에서 가장 비쌌다. 개인서비스요금과 공공요금은 각각 4%씩 올랐다. 숙박료(여관 1박 기준)가 4만3182원으로 4% 올랐고 미용료도 1만6273원으로 5% 올랐다. 목욕료 인상폭이 10%로 가장 컸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