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루페, 동아마라톤 사무국 방문… “10월 11일 경주국제대회 출전”
한국 귀화를 추진 중인 케냐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가 30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마라톤 사무국을 찾았다.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한국 귀화를 추진하고 있는 케냐 마라토너 윌슨 로야나에 에루페(26)는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말로 인사했다. 30일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마라톤 사무국을 방문했을 때도 허리를 굽혀 활짝 웃으며 인사했다. 김치 라면 불고기 같은 음식도 잘 먹어 ‘반은 한국 사람’으로 불린다.
한국 이름이 오주한(吳走韓)인 그는 최근 충남 청양군청에 입단했다. ‘코리안 드림’을 이뤄준 오창석 백석대 교수(53)의 성을 땄다. 한국을 위해 달린다는 뜻이다. 국내 규정에 따르면 국내 실업팀 소속으로 활동하고 대한육상경기연맹이 인정하면 특별 귀화를 신청할 수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원 소속 국가에서 국가대표를 한 적이 없고, 1년간 귀화를 원하는 국가의 실업팀에서 꾸준히 급여를 받았을 때 귀화를 인정해준다.
2012년 서울국제에서 2시간 5분 37초로 국내 개최 최고 기록을 세운 에루페는 평균 기온 섭씨 40도인 케냐 투르카나에서 태어나 더위에 강하다. 리우데자네이루는 8월 평균 기온이 20도를 넘는다. 한국 육상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챔피언 고 손기정 선생,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황영조,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 이후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육상연맹은 에루페를 귀화시켜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에루페는 “올림픽 출전보다도 귀화가 먼저다. 난 한국에서 꿈을 이뤘다. 리우데자네이루에 가지 못해도 한국에 귀화하겠다. 그리고 매년 동아마라톤에 출전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