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 “내부징계감”… 원심깨고 무죄 일지 허위작성만 유죄… 12명 벌금
관제업무를 소홀히 해 세월호 침몰 당시 ‘구조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비난을 받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직원 13명이 항소심에서는 직무유기 혐의 부분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형사6부(부장판사 서경환)는 직무유기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진도VTS 센터장 김모 씨(46·경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모 씨(44·경위) 등 나머지 진도VTS 직원 12명의 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내렸다. 1심은 진도VTS 센터장 등 13명 모두 직무유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 씨가 의도적으로 센터장 역할을 포기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정 씨 등 관제사 12명도 근무지 밖으로 나가지 않았다”며 “이는 형법상 직무유기에 해당하지 않고 내부 징계 대상”이라고 밝혔다.
정 씨 등 12명은 지난해 3월 15일부터 4월 16일까지 변칙 근무를 하면서 근무시간에 골프 연습을 하거나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등 관제업무를 소홀히 한 혐의 등으로, 센터장 김 씨는 부하 직원 12명의 나태한 근무 태도를 알면서도 묵인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일부 관제사 가족들은 법정 밖에서 “1심은 여론재판 성격이 강해 억울한 측면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세월호 유가족들은 “세월호 침몰 당시 관제업무 소홀로 구조 골든타임을 허비해 많은 승객이 죽었다. 시간만 끌면 무조건 무죄 선고를 받는 꼴”이라며 격분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