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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새정연은 ‘메르스 추경’에 엉뚱한 법안 연계 말라

입력 | 2015-07-02 00:00:00


새누리당과 정부는 어제 당정 협의를 열어 1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하고 20일까지 국회에서 통과시키기로 했다. 추경의 절반은 메르스 피해 병원 지원 등 메르스 관련 예산과 가뭄 대책에 사용될 예정이다. 경기 불황으로 세금이 덜 걷히고 있는 데 따른 세입 보전용 예산도 5조 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생각한다면 추경 규모를 더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추경을 세수 펑크를 메우는 데 쓴다면 경제 활성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증권시장에서는 벌써부터 “세입 결손이 늘어나 추경의 대부분이 세입 보전에 쓰일 수 있다”면서 추경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추경은 원래 돌발적인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예산이다. 정부가 경제 운용을 잘못해 놓고 추경을 요구하는 것은 자신들의 정책적 과오를 가리고 책임을 얼버무리는 일과 다를 바 없다. 정부는 추경뿐 아니라 각종 정책자금과 예비비 등을 통해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관광업과 수출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내우외환의 폭풍우 속에 있다. 밖에서는 그리스 국가부도 사태가 유로존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 어떤 부정적 영향을 가져올지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한국 금융시장과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내에서는 메르스 사태로 소비와 수출이 줄어들어 비상이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6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산업 생산과 설비 투자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추경 효과를 달성하려면 적절한 시기가 중요하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달 “메르스의 초기 대응 실패처럼 추경도 때를 놓치면 경기부양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제 강기정 새정치연합 정책위의장은 법인세 인상 문제를 추경안 통과와 연계시키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법인세 인상 문제는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정부가 편성한 추경을 국회가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은 필요하지만 법인세 같은 별도의 문제를 연계해 추경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