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생인 A 군은 학교 친구 두 명과 함께 일명 ‘체포놀이’를 했다. 가벼운 자폐증인 아스퍼거증후군을 앓는 A 군은 매번 ‘범인’이었다. 경찰 역할을 하는 친구들에게 뒤에서 손을 잡힌 채 꼬집히거나 걷어차였다. 견디다 못한 A 군이 어른에게 이 사실을 털어놓자 가해 학생들은 A 군을 학교 화장실로 데려가 성기 일부를 잡아 뜯었다는 것이 A 군 측의 주장이다. 친구에게 이런 짓을 했다면 나는 그들이 초등 3학년이라도 ‘작은 악마’로 부를 수밖에 없다.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넘어간 이 사안에 대해 학교는 “체포놀이를 하고 피해 학생을 밀친 점은 인정되지만 멍이 들었거나 성기에 상처가 났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에게 A 군과의 접촉 및 보복 금지라는 경징계 처분을 내렸다. A 군의 어머니는 이에 불복해 온라인 서명 운동을 촉구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의 부모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며 반박 글을 올리면서 사안은 진실게임 양상이 돼 버렸다.
정성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