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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먹는 흡혈귀’ 내쫓으세요

입력 | 2015-07-02 03:00:00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7월의 주제는 ‘절전’]<123>전자제품 안쓸땐 플러그 뽑기




주부 김모 씨(36)가 내는 한 달 전기요금은 평균 10만 원이 넘는다. 항상 ‘실제 쓴 것보다 전기료가 많이 나온다’고 생각했지만 왜 그런지는 잘 몰랐다. 김 씨는 최근 아찔한 경험을 하고 나서야 오랫동안 궁금했던 ‘전기요금의 비밀’을 풀 수 있었다.

얼마 전 김 씨 가족이 휴일을 맞아 함께 TV를 보던 중 갑자기 ‘펑’ 하는 소리와 함께 TV가 꺼졌다. TV를 비롯해 4, 5개의 전자제품 플러그가 꽂혀 있는 멀티콘센트에 과부하가 걸렸기 때문이었다. 이후 김 씨는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빼는 습관을 들였다. 선풍기처럼 자주 사용하는 전자제품이라도 외출할 때는 반드시 콘센트에서 뽑아뒀다가 집에 돌아오면 다시 꽂아 사용했다.

안전을 위해 바꾼 습관은 곧바로 전력사용량 감소로 이어졌다. 김 씨 가족의 전기료 구간은 4구간에서 3구간으로 한 계단 낮아졌다. 6개 누진제 적용 대상 구간에서 한 계단 내릴 때마다 전기료는 급감한다. 김 씨가 내는 전기료는 한 달 만에 월 5만 원이 줄었다.

김 씨가 ‘안전’과 ‘비용 절감’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대기전력을 차단했기 때문이다. 대기전력은 전원을 끈 상태에서 플러그만 꽂아둬도 새어 나가는 전력이다. 전기를 잡아먹는다는 의미로 ‘전기 흡혈귀(power vampire)’라고도 불린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이렇게 전국의 가정에서 낭비되는 대기전력은 연간 62만 kW나 된다. 전체 전력소비량의 6.1%로 전기요금으로 환산하면 4200억 원이 넘는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런 대기전력을 차단하기 위해 외출할 때 플러그를 뽑아 두라고 조언한다. 플러그를 자주 뺐다 끼었다 하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온다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수많은 플러그를 일일이 뽑아두는 게 귀찮다면 대기전력 소모가 큰 TV 셋톱박스와 냉난방기, 비데만 관리해도 새는 전력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스위치를 누르는 것만으로 간단히 전력을 차단할 수 있는 절전형 멀티콘센트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기에 전자제품을 구매하거나 임차할 때부터 대기전력을 확인하는 센스까지 갖춘다면 금상첨화다. 보통 대기전력 소모가 많은 제품에는 ‘경고’ 표시가, 적은 제품에는 ‘에너지 절약’ 표시가 붙어 있다.

세종=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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