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재개원 ‘평택성모’ 이기병 병원장
국내 첫 번째 메르스 환자가 입원해 다수의 감염자가 발생한 경기 평택성모병원에 찍힌 낙인이다. 쉽게 잊혀지기 힘든 오명을 썼지만 평택성모병원은 6일 재개원을 앞두고 병실 정리와 소독 등 ‘준비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자리를 비웠던 병원 직원들도 매일 병원에 나와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평택성모병원에 처음 올 때 가지고 있던 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한림대 의대 정형외과 교수 출신인 이 원장은 평택성모병원의 원장으로 취임한 지 3개월 만에 메르스 사태를 맞았다.
하지만 5월 20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1번 환자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는 게 알려지면서부터 이 병원은 ‘위험한 병원’으로 거론됐고 결국 폐쇄됐다.
의대 교수 출신으로 병원장의 경험을 쌓아 가던 중에 터진 초유의 사태라 이 원장이 느낀 당혹감은 엄청났다. 메르스 사태 발생 뒤 지금까지의 심경을 묻자 이 원장은 잠시 말을 멈췄다. 또 먼 산을 보면 한숨을 쉬었다.
이 원장은 “정말 힘들었던 시간이고, 지금은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날 메르스 관련 대책 병원장 회의에 참석한 이 원장은 사과 메시지도 전달했다. 이 원장은 “(평택성모병원에서) 초기 환자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많은 분에게 어려운 시간을 드린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보건당국이 코호트(병동 폐쇄) 조치 수행 여부를 놓고 갈등이 있었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 원장은 “다시 생각해 보면 질병관리본부와 병원 모두 정해져 있는 지침을 충실히 따랐다”며 “서로 누가 잘못했다는 식의 이야기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메르스 사태가 마무리돼 가는 과정에서 희망을 어떻게 찾고 있느냐는 질문에 이 원장은 “일상적으로 일하고, (직원들과) 대화하고 있다”며 “병원에 가면 일단 한 번 시설을 둘러보고 내 방으로 와서 사태가 터지기 전처럼 일한다”고 답했다.
그는 “병원이 다시 문을 여는 6일 구체적인 계획과 비전도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