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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종식? 섣부른 판단”…삼성서울병원 간호사 2명 양성

입력 | 2015-07-02 17:09:00


보건당국이 조만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종식 선언’을 할 것이라는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갔다.

2일 보건복지부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삼성서울병원 격리병동에서 근무한 간호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같은 병원 또 다른 간호사 역시 1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2차 검사를 진행 중이다.

나흘간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등 잠시 주춤했던 메르스가 닷새 만에 고개를 들면서 ‘메르스 종식 선언’이란 말을 무색케 했다.

송대섭 고려대학교 약학대학 교수는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보건당국의 ‘메르스 종식 선언’ 예측이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흘째 환자가 없다보니까 종식 선언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나왔다. 사실 이렇게 산발적으로 (환자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는 계속해서 지적이 됐던 부분”이라며 “잠복기(14일)를 벗어나는 환자들도 다수 확인이 됐기 때문에 종식선언의 기준이라는 것은 조금 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질병의 특성상 종식 선언을 미리 예단하기는 섣부른 것 같다. 최소한 2주 정도 이상 확진자가 안 나오는 상황일 때 종식 선언에 대해서 이야기해야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추가 환자 발생이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던 의료진이란 점에서 메르스 재확산 우려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재욱 고려대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같은 날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추가 확진자는 메르스 환자를 치료하면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을 피할 수 없는 의료진”이라며 “이런 위험 가능성이 있다는 걸 예견했고 또 범위 내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추가 접촉자나 전파의 가능성은 충분히 차단할 수 있다”고 안심시켰다.

최 교수는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근본적인 방역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실 예견됐던 일이라고 전문가들이 얘기할 정도로 전방위적인 문제가 드러났다. 방역을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질병관리본부, 컨트롤타워인 보건복지부, 병원 의료환경의 감염관리, 병실 문화 등 바꿔야 될 부분이 다 드러났다”라며 “하나씩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제일 시급한 건 질병관리본부의 전문역량 강화”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삼성서울병원 간호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환자 수는 183명으로 늘어났다. 183번 환자(24·여)는 격리병동에서 근무해 다른 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보건당국은 이 환자에 대한 정확한 감염 경로를 조사하는 한편, 1차 양성 판정을 받은 또 다른 간호사에 대한 추가 검사를 실시한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메르스 환자는 88명으로 전체 환자의 48.1%에 달한다. 183번 환자를 포함해 삼성서울병원에서 감염된 의료진의 수도 13명으로 증가했다.

백주희 동아닷컴 기자 ju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