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조범현 감독. 스포츠동아DB
“야구는 팀 스포츠다.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kt 조범현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선수단에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함이었다. 3일 수원 KIA전에 앞서 주포 김상현(35)을 2군으로 내려보냈다.
특별한 이유가 없기에 더욱 의아할 수 있는 2군행이다. 부상이나 부진이 이유가 아니다. 김상현은 전날 인천 SK전에서도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하며, 지난달 25일 LG전부터 6연속경기 안타를 기록 중이었다.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조 감독은 “못해서 내려 보냈지”라며 말을 아꼈다. 앤디 마르테, 댄블랙과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는 김상현에게 기대치가 클 수는 있다. 하지만 정작 이유는 따로 있었다.
잠시 입을 닫았던 조 감독은 이내 “인터뷰할 때는 다들 ‘팀을 위해서’란 말을 잘 하는데 왜 못 지키나”라며 입맛을 다셨다. 바로 ‘팀플레이’에 대한 부분이었다. 김상현의 스윙을 봤을 때, 팀 배팅보다는 개인의 욕심이 앞서는 걸 본 것이다. 김상현은 전날 경기에서도 3회 1사 만루 찬스에서 2구만에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고 말았다.
조 감독은 “팀을 생각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한 명에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모두가 팀을 생각해야 한다. 야구는 팀 스포츠”라며 “물론 절실하고 팀플레이를 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모두가 그런 마음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팀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만 생각하는 것 같다. 고참급 선수들은 특히 공동체 의식을 갖고 팀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김상현을 비롯한 kt 고참들에게 메시지를 주고자, 칼을 빼든 것이다.
수원 |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