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센스/존 브래드쇼 지음·한유선 옮김/439쪽·1만8000원·글항아리 ◇캣츠 갤러리/수잔 허버트 지음/박선영 옮김/320쪽·2만2500원/시그마북스 고양이와 인간과의 관계, 깊이있게 설명하고 조언 명화 등에 인간 대신 넣은 삽화로 다양한 모습 담아 거부감 줄여줘
인간이 주인공인 명화와 영화 속에 고양이들이 천연덕스레 주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이 이처럼 고양이를 사람처럼 느끼는 이유는 “(고양이의) 얼굴이 인간과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캣 센스’의 저자는 말한다. 둥글고 넓은 이마, 그리고 다른 동물과 달리 얼굴 정면에 위치한 두 눈 때문에 고양이의 얼굴이 인간과 흡사하다는 것이다. 시그마북스 제공
‘캣츠 갤러리’는 명화나 고전영화의 한 장면에 인간 대신 고양이를 그려 넣은 삽화를 모은 책이다. 이 책의 저자가 직접 그려낸 수백 장의 그림 속에는 때론 천연덕스럽고 때론 귀여운 고양이들의 다양한 모습이 담겨 있다. 고양이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고양이 초심자’라면 이 책으로 거부감을 줄여보는 것이 좋겠다.
그 증거 중 하나는 꼬리에 있다. 집고양이들은 서로 마주쳤을 때 보통 둘 중 한 마리가 먼저 자기 꼬리를 수직으로 세운다. 다른 쪽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역시 꼬리를 수직으로 세운다. 이런 행동은 야생고양이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고양이가 야옹거리는 소리도 주인의 관심을 사려는 일종의 애정 표현이다. 고양이는 원래 자기들끼리 있을 때는 거의 소리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야옹거리는 소리를 듣고 주인이 화답한다는 것을 알게 되면 조금씩 더 말이 많아지면서 다른 고양이나 주인은 이해할 수 없는 그들만의 ‘언어’를 만들어가게 된다.
이 책의 또 다른 장점은 인터넷에 떠도는 고양이에 관한 여러 속설을 판별할 만한 근거를 알려준다는 점이다. 이를테면 고양이의 청각에 대해 저자는 “고양이는 음치”라고 말한다. 아주 작은 소리도 들을 수 있고 그 위치를 파악하는 데는 탁월하지만 음의 높낮이는 구분할 수 없다. ‘고양이를 부를 때는 목소리 톤을 높여야 한다’ ‘고양이 이름을 지을 때는 된소리가 좋다’ 같은 속설들은 근거가 희박하다는 얘기다. 아무리 이름을 불러도 꿈쩍도 하지 않는 고양이 때문에 상처 받았던 주인들에게는 위로가 될 만하다.
고양이의 기원과 핏줄에 대해 설명한 초반부는 다소 지루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고양이는) 놀고 싶은 때를 자기가 선택하는 것을 선호한다” “자기가 다가가서 시작되는 상호작용을 더욱 만족스럽게 생각한다”와 같은 고양이 집사들의 가슴을 울리는 조언이 눈에 띈다. “고양이 중성화가 인간에게 친밀한 유전자를 지닌 고양이의 개체 수를 줄일 수 있다”와 같은, 고양이의 복지를 위해 권장되어온 원칙을 뒤집는 주장도 담겨 있어 인간과 고양이의 미래를 위해 고민해볼 거리를 던져준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