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한 눈/장크리스토프 빅토르 지음/조홍식 옮김/ 292쪽·2만2000원·문학동네
사스 사태 당시 중국의 태도를 비난한 샤파트의 만평. ⓒChappatte_20030410_France
저자인 장크리스토프 빅토르는 “만평은 민주주의의 도구이며 만평가는 정치적 행위자”라고 말한다. 만평가들은 뉴스를 해석하고, 간략하고 날카로우며 신랄하고 과장된 표현을 통해 독자들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들고 세상을 움직인다.
이 책은 시리아의 알리 페르자트 등 각국의 만평가들이 정치적 역사적으로 중요한 순간을 다룬 250여 편의 만평을 시대순으로 실었다. 저자는 만평이 나온 역사적 배경과 함께 설명을 꼼꼼히 담았다. 하지만 굳이 설명이 없어도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 뚱뚱하고 마른 두 몸이 대충 한 듯한 바느질로 연결된 라이너 에흐르트의 만평은 1990년 동서독의 갑작스러운 통일과 이에 따른 불안감을 한눈에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만평은 만국 공통어이며 비판의 대상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무기가 된다. 벨라루스나 북한의 언론에는 만평이 실리지 않는다는 저자의 설명에 한편으로 고개가 끄덕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