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민단체, 獨유네스코 총회장서 ‘강제징용’ 홍보전 4일 밤 등재여부 결정
일본 강제징용 시설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논의가 벌어지고 있는 독일 본의 유네스코 총회장에서 ‘사과 없는 등재 반대’를 알리는 캠페인이 시작됐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모임’은 3일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총회가 열리고 있는 독일 본 세계콘퍼런스센터 회의장 앞에서 각국 대표단을 상대로 강제징용에 대해 홍보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쓰비시 나가사키 조선소, 하시마(일명 군함도) 탄광 등에 동원된 강제징용 피해자의 증언을 담은 현수막과 배너용 선전물을 걸고 유인물을 나눠주고 있다. 하시마 탄광 한 곳에서만 조선인 약 600명이 강제동원돼 가혹한 노동을 강요당했다.
모임 측은 “식민지 백성에게 강제노역을 시켰던 참혹한 역사에 대한 사죄 한마디 없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면 이는 침략주의를 미화시키는 것일 뿐 아니라 세계인을 농락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캠페인은 사전 집회 신고를 통해 독일 당국의 허가를 받았으며 1970년대 파독 간호사로 독일에 온 지화순(66), 신정희 씨(61) 등 재독 동포 50여 명도 레버쿠젠 등지에서 본까지 찾아와 홍보 활동을 함께했다. 김현진 전 독일 본 한인회장(68)은 “본에는 교민이 많은 편이 아닌데 소식을 듣고 먼 곳에 계신 분까지 달려와 줘 고맙다”고 말했다. 모임은 ‘CAIRA문화재환수연대’와 함께 세계유산위원회 총회가 끝나는 8일까지 활동을 이어 가겠다고 밝혔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