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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린 최용수, 흔들린 FC서울

입력 | 2015-07-06 05:45:00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FC서울과 광주FC 경기에서 서울 최용수 감독이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상암|김종원기자 won@donga.com


팀 버린 감독 여론 부담 결국 잔류 선택
서울, 광주전 무승부…전남, 3위로 점프

FC서울 최용수(42·사진) 감독은 중국프로축구 장쑤 쑨톈의 거액 제안을 뿌리치고 잔류를 선언했다. 서울은 3일 “최 감독이 잠시 고민에 빠졌지만 마음의 고향과 같은 서울과 끝까지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판단해 잔류하기로 최종 마음을 굳혔다“고 알렸다. 포장은 이렇듯 그럴싸했다.

그러나 한 가지 의문점이 남는다. ‘최 감독은 진짜 팀을 옮기기로 결정하지 않았을까’다. 최 감독은 장쑤의 제안을 받은 뒤 “고민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최종 결정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일이 진행된 과정을 되짚어보면 최 감독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서울은 장쑤와 최 감독을 연결한 에이전트로부터 지난달 29일 공식 제안을 받았다. 서울 이재하 단장은 4일 “최 감독에게 얘기를 들은 다음날인 지난주 월요일(29일) 에이전트가 연락했다. 구단은 장쑤의 공식 오퍼라고 생각했고, 구단주에게도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이 팀을 옮기기로 결정하지 않은 마당에 구단 대 구단이 공식 루트를 밟았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 최 감독이 ‘장쑤로 가겠다’는 뜻을 내비쳤기에 공식 오퍼가 서울에 접수됐다고 보는 편이 옳다. 최 감독은 5일 K리그 클래식(1부리그) 광주FC와의 홈경기에 앞서 “그쪽(장쑤)에서 일방적으로 일을 진행시켰다”고 해명했다. 그렇다면 최 감독은 왜 마음을 바꿨을까. 좋은 조건 때문에 시즌 도중 팀을 버리고 간다는 인식을 주고 싶지 않아서다. 여론을 의식했다. 감독을 자주 교체하는 중국프로축구계의 관행과 복잡한 계약 내용도 그의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이제 팀만 잘 추스르면 된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번 일로 20년 넘게 지속된 서울과 최 감독의 끈끈한 신뢰관계가 지속될지는 의문이다.

‘사령탑발 소동’을 겪은 서울은 이날 광주와 1-1로 비겨 안방에서 승점 1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선두 전북현대는 대전 시티즌과의 원정경기에서 또 다시 승리(4-3)를 챙겼고, 전남 드래곤즈도 울산현대를 2-1로 제압하고 3위로 올라섰다.

상암|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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