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사빅’과 합작사 출범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왼쪽)과 압둘라만 알파기 사빅 부사장이 3일 넥슬렌 합작법인 계약 서명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SK종합화학 제공
SK종합화학은 3일 서울 종로구 종로 SK서린사옥에서 ‘넥슬렌’ 생산 및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협상을 마무리했다고 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두 회사가 50%씩 출자한 자산 규모 7100억 원의 합작 법인 ‘SSNC(SABIC SK Nexlene Company)’가 공식 출범했다.
○ 최태원 회장 ‘글로벌 파트너링’ 결실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곳은 미국 다우케미컬과 엑손모빌, 일본 미쓰이 등 메이저 화학사들. 이들의 벽이 워낙 높아 SK종합화학은 글로벌 판매 전략 수립이 쉽지 않았다. 물꼬를 튼 건 최태원 회장이다. 최 회장은 “SK의 역량만으로 부족하다. 세계 톱 기업과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른바 ‘글로벌 파트너링’ 전략이다.
그는 2011년 3월 중동 출장 기간 중 친분이 있던 알마디 전 부회장을 만나 ‘SK의 기술’과 ‘사빅의 인프라’ 간의 결합을 제안하며 협상을 시작했다. 이후 스위스 다보스포럼, 중국 보아오포럼 등 재계 인사 모임 때마다 알마디 전 부회장을 찾아 공을 들였다. 3년 만인 지난해 5월 마침내 사빅이 합작 법인 설립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이후 1년간의 실무 작업을 거쳐 합작 법인 SSNC가 설립됐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넥슬렌 원천 기술을 보유한 SK가 원료 경쟁력 및 마케팅 역량을 갖춘 사빅을 만나 세계 시장을 공략하게 됐다”며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날개 단 넥슬렌, 연간 100만 t 생산 추진
합작 법인 SSNC는 현재 SK종합화학이 현물 출자한 울산의 넥슬렌 제1공장(연산 23만 t)을 보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 수년 내에 제2공장을 설립해 100만 t 규모의 생산량을 보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기존 메이저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생산 규모다.
사업과는 별개로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의 재무 건전성 개선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2012년 말 6조 원 규모이던 SK이노베이션의 차입금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업황 악화로 올해 3월 기준 약 8조6000억 원으로 치솟은 상태다. 합작 성사로 SK이노베이션은 SSNC가 보유하게 된 울산 넥슬렌 공장 평가액 중 출자된 몫을 제외한 5400억 원을 현금으로 확보하게 됐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