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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는 한국 제조업의 버팀목”

입력 | 2015-07-06 03:00:00

‘외국인 노조 합법’ 판결 이끈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위원장




지난달 25일 대법원에서는 한국에서 일하는 이주노동자 60만여 명에게 의미가 있는 판결이 있었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를 포함해 외국인 노동자도 한국인과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해 준 것이다.

2일 만난 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44·네팔·사진)은 “판결이 나오던 날 조합원 10명이 법정에 앉아 있었는데 재판장의 입에서 ‘피고(서울지방노동청)의 상고를 기각합니다’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모두들 뛸 듯이 기뻐했다”고 말했다. 소송을 제기한 지 10년, 항소심에서 승소한 지 8년 만에 외국인 노조가 합법화되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2005년 5월 서울지방노동청에 노조 설립 신고서를 냈다가 반려되자 그해 6월 소송을 내 2007년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이 사건은 대법원의 최장기 미제 사건이었다.

1990년 산업연수생 제도로 시작된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은 2004년 고용허가제를 통해 문이 더 넓어졌다. 우다야 위원장 역시 2002년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에 처음 온 뒤 2007년 고용허가제로 다시 한국 땅을 밟았다. 여성복을 만드는 동대문 봉제공장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외국인이 한국인 노동자의 일자리를 뺏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그는 “한국인이 일하지 않는 영세사업장을 우리가 채우고 있다”며 “고령화사회가 진행되는 한국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한국 제조업의 버팀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주노조의 최우선 목표는 ‘직장 선택의 자유’다. 정부는 한국어시험과 쿼터제를 통해 입국할 외국인 노동자를 정한다. 한국인 사업주는 필요한 인력의 3배수로 후보자 명단을 받아 그 가운데 인력을 선택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는 자신이 일할 직장조차 모른 채 한국에 들어온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