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유적 8곳 세계유산 등재
외교부와 문화재청은 “4일(현지 시간)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최종 등재됐다”고 5일 밝혔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백제역사유적지구는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고대 왕국들의 상호 교류사를 잘 보여 주고 있다”며 “문화 교류에 따른 건축 기술 발전과 불교 확산이 여실히 드러나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충남 공주시의 공산성, 송산리 고분군 △충남 부여군의 관북리 유적 및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나성 △전북 익산시의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등 총 8곳이다. 주로 백제 사비시대로 대표되는 후기 도읍지 위주의 문화유산이다.
백제 선화공주의 전설이 서린 서동연꽃축제 개최를 닷새 앞둔 이날 오후 부여 읍내 곳곳에는 환영 현수막이 일제히 나붙었다. 회의가 열린 독일까지 간 안희정 충남지사는 “백제 역사 유적은 고대 한중일과 동북아의 평화와 교류, 번영의 결과물”이라고 말했고, 함께 독일을 찾은 송하진 전북지사는 “백제 문화와 역사의 재조명 작업을 적극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부여읍에 사는 김달호 씨(52)는 “앞으로 관광 활성화로 지역 경제가 활짝 기지개를 켜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백제시대 전반기(기원전 18년∼기원후 475년)를 아우르는 이른바 ‘한성 백제시대’의 문화유산은 이번에 제외돼 아쉬움을 남겼다. 왕성(王城)으로 추정되는 풍납토성 등 주요 유적지가 도시 개발로 인해 훼손이 심해 복원에 시간이 걸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4, 5년 전부터 세계유산 등재를 준비한 공주, 부여 등과 달리 서울은 이 과정을 함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이철호 / 부여=지명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