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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서대문고가도 44년만에 역사속으로

입력 | 2015-07-06 03:00:00

철거 위해 11일부터 전면통제




서울 서대문고가차도가 44년 만에 철거된다. 서울시는 그 자리에 9월 초 지금보다 2개 차로가 늘어난 왕복 8차로의 보행자 중심 평면 교차로를 개통한다. 사진 위쪽은 철거 전, 아래쪽은 철거 후 달라진 모습 예상도. 서울시 제공

1971년 4월 왕복 2차로로 준공된 서대문고가차도(길이 374m)는 서울 충정로와 광화문을 연결하는 핵심 축이다. 고가차도 건설로 광화문과 마포 방면을 오가는 차량은 서대문 사거리에서 신호 대기 없이 운행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1990년대 대중교통 체계가 촘촘해지면서 고가도로를 이용하는 차량이 급격히 줄어 본래 기능이 퇴색됐다. 이 지역 중심 상권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을 고가차도가 동서로 가로지르면서 상권이 침체되고 도심 경관을 해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이처럼 한때 서울 발전의 상징이었던 ‘서대문고가차도’가 4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시는 10일 밤 12시부터 서대문고가차도 철거를 위해 이 지역 통행을 전면 통제한다고 5일 밝혔다. 그동안 아현고가도로와 약수고가도로 등 4개의 고가도로를 철거했으며 서대문고가도로가 5번째다.

8월 말까지 고가차도를 철거하고 도심 재생 프로젝트에 따라 보행자 중심의 교통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9월 초 이 지역을 평면 교차로로 개통할 예정이다. 고가차도가 철거되면 2개 차로가 늘어나 왕복 8차로가 된다. 또 충정로 방향에서 강북삼성병원, 서울적십자병원, 4·19혁명기념회관으로 가려면 새롭게 정동사거리에 설치되는 유턴 차로를 이용해야 한다. 걷기 편한 보행자 중심의 횡단보도를 만들기 위해 서대문역 사거리 앞 횡단보도는 사거리와 좀 더 가깝게 설치된다.

철거 공사는 고가차도 시작 지점과 끝나는 지점 양방향(충정로↔새문안로)에서 동시에 진행되며 도심 교통과 시민 불편을 감안해 교통량이 적은 여름방학 기간과 직장인의 휴가철 밤 시간에 이뤄진다. 고가차도 철거를 위해 지난해 실시설계를 완료했고 한 달 전부터 공사 중 차로 확보를 위해 보도축소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가차도가 전면 통제되는 만큼 이 구간을 이용하는 차량은 실시간 교통정보를 확인하고 가급적 혼잡 구간을 피하거나 우회도로를 이용해야 한다. 종로·동대문에서 마포·여의도 방면으로 가는 차들은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서소문로를 이용해 여의도로 돌아가야 한다. 아니면 광화문에서 사직로를 타고 양화대교 방면으로 이동하면 된다. 반대로 여의도·마포에서 종로·광화문 등 도심 방면으로 들어오는 차들은 마포대교 북단에서 서소문로나 성산로로 우회하는 것이 편하다.

고인석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과거 교통정책이 경제성장 위주였다면 이젠 사람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며 “고가차도가 철거되면 도시 미관과 지역 상권이 되살아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