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의왕시, 서울 강남구 수서동 등 수도권에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대규모 행복주택 단지를 세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행복주택은 대학생, 신혼부부, 사회초년생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주변 시세보다 20~40% 싼 임대료에 공급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정부는 현재 수십~수백 채 단위로 건설되고 있는 행복주택을 대단지화해 입주민의 편의를 높이고 공급 물량도 늘릴 계획이다.
6일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1500~2000채 규모의 행복주택과 상업·업무시설을 복합 개발하는 ‘행복타운’(가칭)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와 협의해 입지 조건이 좋은 곳을 공공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 상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하고 행복주택, 상가, 오피스 빌딩 등을 복합적으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국토부와 LH는 의왕시, 수서동, 경기 고양 고양시, 부천시, 인천 등 수도권 5개 지역에서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3월 말 행복주택 후보지 입지선정협의회를 거쳐 의왕시 고천동 의왕시청 주변 땅 54만㎡를 ‘의왕 고천행복타운’으로 지정했다. 서울 강남의 KTX 수서역 역세권 개발사업지 주변의 철도시설공단 소유 땅 38만㎡에도 2000채 안팎의 행복주택과 상업·업무시설 조성을 검토 중이다.
당초 정부는 철도 차량기지, 유수지 등 도심 유휴공간을 활용해 행복주택을 공급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높은 공사비와 주민 반대로 LH 등이 보유한 교외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 중 일부는 도심과 거리가 멀고, 상가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토부 관계자는 “복합 개발로 행복주택 입주민과 주변지역 주민의 주거 여건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대주택에 대한 지역사회의 거부감을 줄이는 효과도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