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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만원짜리 드론을 200만원에 척척

입력 | 2015-07-07 03:00:00

[캠퍼스 기업가센터, 희망 쏜다]<2>서울대-KAIST 창업팀




공간정보를 조사할 수 있는 전용 드론(무인항공기)을 제작하는 엔젤윙스는 서울대 벤처경영학과 전공과목인 ‘창업론실습’ 강의실에서 탄생한 창업 프로젝트팀이다. 박원녕 엔젤윙스 대표가 자체 제작한 드론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엔젤윙스 제공

‘천사의 날개’라는 뜻인 엔젤윙스는 올해 1학기 서울대 벤처경영학과 전공과목인 ‘창업론실습’ 강의실에서 탄생한 창업팀이다. 공간정보를 조사할 수 있는 전문 드론을 싼값에 만들어 네팔 지진 재건 현장을 비롯해 지형 조사가 필요한 곳에 납품하는 것이 목표다. 조지아대 항공우주대 출신 교환학생인 박원녕 대표(24)를 비롯해 서울대 경영학과, 정치외교학과 출신의 경영팀 4명과 기계항공·전기전자·건축 등 서울대 공대생들로 구성된 엔지니어팀 5명이 강의실에서 만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 서울대 캠퍼스에서 날개를 펼치다

공간정보 드론은 농업이나 항공 측량, 재난 지역 재건 등에 사용되지만 가격이 최소 1500만 원 정도로 비싸 정작 재해에 취약한 제3세계 국가에서 사용되지 못했다. 엔젤윙스는 필요한 부품을 해외 직구로 들여오고 공개 소프트웨어들을 활용해 지리정보 시스템을 자체 설계했다. 200만 원 비용으로 1호 드론 제작에 성공했으며, 네팔 카트만두대 연구팀과 7월부터 지진 현장 재건 사업을 위해 협업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한국에 오기 전부터 사업을 하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벤처경영학과 과목들을 통해 꿈을 구체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의 캠퍼스 안에서도 창업 기업가의 꿈을 꾸는 청년들이 둥지를 틀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중소기업청에서 지난해부터 창업 전담 조직으로 서울대, KAIST, 한양대, 포스텍(포항공대), 인하대, 숙명여대 등 6개 대학에 설립·지원하는 ‘한국형 대학 기업가센터’다.

지난해 9월 설립된 서울대 기업가센터는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의 세부 교과목을 개설·운영하고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실제 창업 실습과 인턴십 활동을 지원한다. 벤처경영학 연합전공에는 지난달까지 창업에 관심이 있는 다양한 전공 출신의 학생 총 62명이 진입했다.

서울대 기업가센터는 지난해 12월부터 세 달에 걸쳐 정보기술(IT) 비전공 학생을 대상으로 웹 프로그래밍과 웹 서비스 창업 과정을 교육하는 ‘피로그래밍(P.rogramming)’을 진행하고, 콘테스트를 통해 실제 서비스로 이어질 프로젝트를 선정해 사업화를 지원했다.

○ KAIST, ‘K-네스트’ 캠프로 창업 지원

2004년 10월 설립된 KAIST의 기업가정신연구센터도 중기청의 지원을 받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확대해 왔다. KAIST는 올해 가을학기부터 글로벌 창업, 기업가정신, 창업 실패와 재도전 등을 주요 과목으로 하는 ‘기업가정신 부전공’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SK와 공동으로 출자한 청년창업투자지주회사를 통해 우수 창업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사업화 투자에도 나선다.

2월 KAIST 기업가센터에서 진행한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 ‘K-네스트(Nest)’ 캠프에는 총 25개 팀이 참여했다. 선발된 팀들은 청년창업투자지주회사와 연계해 사업화를 협의 중이다. 올해 K-네스트 캠프에서 대상을 수상한 브루글래스는 주류, 영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품 A보다는 B가 더 어울릴 것’이라는 식의 비교 추천을 제공하는 앱을 만든다.

브루글래스 이종찬 대표(23)는 “기업가센터의 네트워크를 통해 창업에 대한 동기 부여를 이어갈 수 있었다”며 “다른 캠퍼스에 있는 학우들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진심으로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시작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