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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백제문화 자존심 높였다” 공주-부여 주민들 웃음꽃

입력 | 2015-07-07 03:00:00

시내 곳곳 문화유산등재 환영 현수막… 관광객 늘어 지역경제 활성화 기대
일부선 “재산권 제약 심해지나”우려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된 충남 부여군 부여읍의 정림사지 도로 건너편 건물에 축하 현수막이 나붙어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태어나 자란 고향이 세계적인 문화 유적지로 인정받았다니 백제의 후손으로서 정말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충남 부여와 공주, 전북 익산의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되자 지역민들은 자긍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를 계기로 세계적인 관광지로 부각돼 지역 경제가 크게 나아지길 기대하는 표정이었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들은 백제문화유산의 가치를 더욱 높이고 이를 지역 발전의 전기로 삼기 위한 각종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 “백제 후손인 것이 자랑스러워요”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나성 등의 유산 등재가 확정된 부여군 부여읍은 6일 오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축하합니다’ 등의 환영 현수막이 거리를 메웠다. 선화공주의 전설이 서린 서동연꽃축제 개최를 나흘 앞둬 축제 분위기가 고조되는 마당이었다. 부여군은 14일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정림사지에서 ‘군민대축제’를 열기로 했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를 받아왔던 백제문화유적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아 그 기쁨을 군민들과 나누고자 한다”고 말했다.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의 유적이 등재될 공주시 역시 축제 분위기다. 오시덕 공주시장은 “앞으로 문화재청 및 충남도 등 관련 기관과 협력해 문화재 보존에 힘쓰면서 관광객 증가에 대비해 품격을 갖춘 도시 기반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약속했다. 충남연구원은 9일 ‘백제문화유산 유네스코 등재 의의와 향후 과제 워크숍’을 개최한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세계유산 등재로 재산권의 제약이 전보다 더욱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기훈 부여군관광발전진흥회장은 “백제문화유적 주변의 주민들은 그동안 문화재 보호를 명분으로 한 재산권 제한으로 적지 않은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며 “정부가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관광을 촉진해 지역경제 회생의 기대감을 충족해 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문화유산 가치 제고와 관광 활성화 과제

충남도와 부여군, 공주시는 앞으로 관광 활성화로 지역경제가 기지개를 켤 것으로 한껏 기대하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2000년 세계유산에 등재된 경주역사유적지구 동궁과 월지의 경우 등재 직전 연평균 24만 명에 불과하던 관람객이 등재 이후 64만 명으로 2.6배가량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경북 안동 하회마을도 37% 증가하고 경주 양동마을 역시 100% 이상 관광객이 증가했다.

유적이 충남도와 전북도 등 2개 광역자치단체와 부여군, 공주시, 익산시 등 3개 기초자치단체에 분포된 만큼 연계 관광의 모색이 필요하다. 이들 지자체는 그동안에도 백제문화 관광과 금강 수변관광 사업 등을 위해 교류를 해왔다.

박정주 충남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유네스코는 문화유산이 해당 지역의 관광 및 경제에 도움을 줘야 오롯한 문화재적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통합 관광 프로그램을 요구하고 있다”며 “단순한 유적지 관람에 그치지 않고 지식과 체험이 공존하고 흥미로운 관광지로 다시 태어나도록 각종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더불어 유네스코가 ‘적정한 관광객’을 강조하는 것은 보존의 중요성 때문”이라며 “관광객 증가에 따라 문화재가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한 보존책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일 방안도 요구된다. 강현수 충남연구원장은 “백제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널리 알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앞으로 백제사 연구와 발굴작업을 병행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남도는 자체적으로 내년 6월까지 마련하려던 ‘백제왕도 핵심유적 정비사업 마스터플랜’을 세계유산 사업과 연계해 추진하기로 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