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금융안 국민투표 ‘反61% 贊39%’ 총리 “채권단과 부채탕감 재협상” 유로존 19개국 7일 긴급정상회의 “그리스, 유로존 이탈 가능성 70%” 코스피 3년만에 최대폭 50P 급락
그리스에서 5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긴축 반대’ 의견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그리스와 유로존의 앞날이 안갯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날 밤 채권단 협상안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유권자 약 985만 명)의 최종 개표 결과 반대가 61.3%로 찬성(38.7%)을 22.6%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투표 전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반대’가 ‘찬성’을 압도하자 아테네 시민 수천 명이 국회의사당 앞 신타그마 광장에 몰려나와 그리스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국민투표로 재신임을 받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채권단에 즉시 협상을 제안하며 “이번 협상에선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의 분석대로 30% 채무 탕감(헤어컷)과 만기 20년 연장을 의제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국민투표와 관련한 성명을 내고 그리스 국민의 뜻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양대 채권국인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6일 저녁 파리 엘리제 궁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그리스 대책을 논의했다. 7일 19개 유로존 회원국의 긴급 정상회의에는 치프라스 총리도 참석할 예정이어서 새로운 구제금융 협상 재개에 대한 합의를 이뤄 낼지 주목된다.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이날 BNP파리바는 70%, 크레디트스위스(CS) 그룹은 75%,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3분의 2의 확률로 그렉시트가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그리스 국민투표 결과가 ‘반대’로 나오자 그렉시트 우려 속에 한국 일본 호주 등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6일 전 거래일보다 50.48포인트(2.40%) 내린 2,053.93으로 마감하며 2012년 6월 4일(―2.80%) 이후 3년여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을 나타냈다. 이날 일본(―2.08%) 홍콩(―3.18%) 등 대부분의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급락했다. 유럽 증시도 독일이 2.11% 하락하는 등 급락세로 출발했다.
아테네=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