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긴축 반대’ 후폭풍] 금융-실물경제 패닉 지급여력 국민 1인당 11만원뿐 자금지원 없으면 전력-교통 스톱 ‘예금 삭감’ 극단적 조치 가능성도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6일까지 은행 영업중단 및 주식시장 폐쇄를 단행했던 그리스가 7일 자본통제를 풀자마자 금융권의 현금 고갈 사태를 맞이할지도 모른다고 영국 BBC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가 그리스 중앙은행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1299억 유로에 달했던 그리스 은행예금은 5월 말 300억 유로로 대폭 줄었다. 6월 말 수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루카 카첼리 그리스 은행연합회장은 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그리스 은행권의 자금 여력이 고작 10억 유로”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리스 국민 1100만 명에게 돌아갈 현금이 1인당 약 90유로(약 11만2050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공은 이제 유럽중앙은행(ECB)으로 넘어갔다. ECB는 그리스 금융위기가 가시화한 후 그리스 금융권에 890억 유로의 긴급유동성 지원(ELA)을 해왔다. 기존 한도 890억 유로는 사실상 소진된 상태이며 그리스 정부는 그간 ELA 한도 증액을 요구해왔다.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은 “신규 자금 지원이 없으면 임금 지급, 보건 및 전력 시스템 유지, 대중교통 운행 등이 모두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BBC도 그리스 기업들이 7일부터 대규모 감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리스 정부가 현금 고갈을 막기 위해 ‘은행예금 삭감(헤어컷)’이란 극단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FT는 이미 8000유로(약 996만 원)가 넘는 예금의 30%가 삭감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