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8일 ‘유승민 거취’ 의총] 김무성계 미묘한 기류 변화 “우리도 더이상 돕기 어려워져”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는 8일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는 의원총회가 열리는 것에 대비해 7일 늦은 밤까지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유 원내대표가 끝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지 않아 재신임 투표가 벌어지는 경우에 대비해 전략을 짜고 표 단속 작업을 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도 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밤늦게까지 전화를 주고받으며 의총에서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를 의논했다. 유 원내대표와 가까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들과 비박계 재선 의원들은 의총을 열기 전 별도의 모임을 갖기로 했다.
친박계는 “대통령이냐, 유승민이냐”는 프레임을 내걸고 있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여권 내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여권 전체가 공멸의 위기에 처한 만큼 여당 의원들이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
친박계는 의원들이 유 원내대표 사퇴 쪽으로 쏠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유 원내대표의 자진 사퇴를 사실상 반대해 왔던 김무성 대표 측 의원들에게서 이 같은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됐다는 것이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의원들이 많이 돌아섰다”며 “우리도 더이상 돕기는 어렵게 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 원내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을 사적으로 전달한 의원이 100여 명 된다”고 말했다.
친박계에선 유 원내대표의 사퇴를 기정사실화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고위원회의가 유 원내대표의 거취를 논의하는 의총을 열기로 한 것은 사실상의 사퇴 권고인 만큼 유 원내대표도 이 흐름을 무조건 거부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