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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유승민 혼란’ 끝… “대통령이 변할 차례다”

입력 | 2015-07-09 03:00:00

劉 ‘朴대통령의 불신임’ 13일만에 與의총 사퇴권고 받고 물러나

“민주공화국 헌법가치 지키고 싶었다”… 대통령 우회 비판
국정 책임지는 여권 정치력 부재로 난맥… 일대쇄신 필요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국회 정론관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8일 결국 사퇴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국무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유 원내대표에 대해 ‘불신임’ 선고를 한 지 13일 만이고, 2월 2일 원내대표에 선출된 지 156일 만이다.

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사퇴 의견이 우세하자 이를 수용해 물러나는 형식을 취했다. 하지만 그 2주 가까이 국정을 책임져야 할 여권은 정치력 부재의 ‘민낯’을 보여줬다. 정쟁의 출구를 찾지 못한 채 여권은 국민을 아랑곳 않고 내전(內戰)에 몰입했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할 정도로 국민의 불신은 극에 달했다.

유 원내대표는 8일 사퇴 회견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헌법 1조 1항의 지엄한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박 대통령을 우회 비판한 셈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의원들의 총의로 결정된 일이며 청와대는 그에 대해 특별히 할 얘기가 없다”며 “당청 관계가 앞으로 잘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여권의 자기반성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엇보다 청와대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국회와 여당의 문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당청 간 불통에 청와대는 과연 책임이 없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유 원내대표와 청와대, 친박(친박근혜) 사이에서 ‘오락가락’ 리더십으로 도마에 올랐다. 박심(朴心·박 대통령의 의중)을 등에 업고 총력전을 펼친 친박계 역시 청와대와만 소통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정치 원로와 전문가들은 여권의 일대 쇄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여권의 파국은 단순한 계파 갈등을 넘어 국가의 위기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만섭 전 국회의장은 “박 대통령이 더 열린 마음으로 폭넓은 소통을 하고 타협하는 게 좋겠다”며 “여당은 국정에 책임이 있기 때문에 계파 싸움을 하거나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여권의 불협화음이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사전에 당정 협의를 충분히 하고 청와대의 정무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홍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