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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경제]그립다, 마이피플 ‘메모군’

입력 | 2015-07-10 03:00:00


서동일 기자

지난달을 끝으로 다음카카오 모바일 메신저 ‘마이피플’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카카오톡이 주도하는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에서 마이피플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지만 한 가지 기능만은 예외였습니다. 아직 많은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메모군’입니다.

메모군은 가상의 캐릭터와 친구를 맺은 뒤 그 대화창을 사진이나 메모를 저장하는 일종의 ‘폴더’처럼 사용하는 기능이었습니다. 모바일에 저장된 사진을 PC에서 열고 싶을 때나 반대로 PC에 있던 파일을 모바일로 보낼 때 유용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나만 보고 싶은 사진이나 문서를 몰래 저장할 수도 있었죠. “메모군 때문에 마이피플 못 지운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현재 카카오톡에는 메모군 기능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용자들은 일종의 ‘편법’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흔한 방법은 친한 친구를 초대해 단체 대화창을 만든 뒤 모두 ‘내쫓는’ 것입니다. 홀로 남은 단체창을 메모용으로 쓰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하면 모바일에서는 메시지 입력이 가능하지만 PC에서는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쪽짜리 메모군인 셈이죠.

또 안 쓰는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이용해 두 번째 카카오톡 아이디를 만드는 방법도 많이 쓰입니다. 카카오톡 아이디를 새로 만든 뒤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과 친구를 맺으면 됩니다. 이 역시 문자를 받을 수 있는 인터넷전화가 있어야만 가능하기 때문에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몇 차례 “다음카카오가 메모군을 만들었다”는 소식이 온라인에서 번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식당 병원 등 각 사업자가 고객과 카카오톡 친구를 맺고 대화창을 통해 일대일 상담을 하거나 각종 소식을 전할 수 있는 옐로아이디 서비스에 참여한 사업자가 임의로 메모군이란 옐로아이디를 만든 경우였습니다. 다음카카오는 이럴 때마다 이용자의 사적인 메모를 사업자가 엿볼 수 있다는 이유로 발견 즉시 차단하고 있습니다.

다음카카오는 마이피플 메모군을 떠나보낸 이용자들의 ‘실연의 아픔’을 알고 있을까요. 다음카카오 측은 “다음카카오 홈페이지, 고객센터 등을 통해 메모군 기능을 카카오톡에도 만들어 달라는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하지만 다른 신규 서비스 준비가 급해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는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또 “시기는 단정 지을 수 없으나 마이피플 메모군을 그대로 가져올지, 혹은 다른 기능을 추가할지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언제쯤 마이피플의 메모군을 카카오톡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될까요. “보고 싶어, 메모군!”

서동일·산업부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