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중국發 쇼크’]기업공개 잠정중단 등 안간힘 9일 반짝 반등… 추세 반전 의문 FT “내전 이긴 中, 시장은 못이겨”
중국 상하이 증시는 4일 ‘기업공개(IPO) 잠정 중단’ 등의 조치가 나온 뒤 6일 주가가 올랐다가 이틀 연속 떨어진 뒤 9일 다시 반등하는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 언론은 “시장과 정부가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정부는 연일 전방위적인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이날 주식시장 개장 직전에 투자심리를 안정시키기 위해 증권회사에 뮤추얼펀드 매수에 사용할 수 있는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는 신용거래로 주식을 사들인 개인투자자에게 대출 기한을 재설정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중국 증시 거래의 80%가량이 개인투자자들에 의해 이뤄지는 만큼 신용거래로 주식투자에 뛰어든 개인투자자들에게 대출 상환의 시간적 여유를 주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증감회는 8일 저녁 상장사 지분 5% 이상을 소유한 대주주와 이사, 감사, 고위급 관리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지난 6개월 동안 지분을 줄인 경우 향후 6개월 동안 지분 처분을 불허하는 대책을 발표했다.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중국 공안부와 공산당 선전부까지 동원됐다. 공안부는 증감회와 공동으로 최근 주식, 공매도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공산당 중앙선전부는 중국 언론에 주식 시황을 ‘객관적으로’ 보도하라는 긴급 통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웰스파고 은행은 “중국 정부가 내놓은 잇단 대책의 효과를 내기 힘들다. 불가피한 상황을 지연시킨 것일 뿐”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상장사 절반 이상의 거래 중단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단기적 효과는 있겠지만 건전한 방향으로 규제제도를 정착시키려는 중국 당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한 전문가는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