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종 국제부 기자
1970년대 노르웨이 어민은 10만 명에 달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남획 등 부작용이 발생했다. 근본적인 해법은 어민을 줄이는 것이었다. 당연히 반발이 컸다. 어민들은 정부에 어업 보조금을 달라고 아우성을 쳤다. 하지만 정부는 보조금 대신 폐업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어민이 다른 산업에 취업하거나 조기에 퇴직하면 혜택을 줬다. 결국 어민이 1만 명으로 줄었다. 정부는 어선별로 어획량도 정했다. 이전에는 전체 어획량만 정해 어민들의 치열한 경쟁이 남획으로 이어졌다. 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며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따라 설정된 어획량이 합리적이라는 것을 부단히 설득했고 어민들도 이를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80년대에도 노르웨이 어민들은 힘든 시기를 보낼 수밖에 없었다. 어획량이 할당돼 물고기를 마음대로 잡을 수 없었다. 보조금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어민들은 어획 할당량을 근거로 은행, 투자자들을 찾아야 했다. 은행과 투자자들을 설득하려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했다.
한국도 노르웨이처럼 해양 강국으로 도약할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어획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답답한 정부는 ‘수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어민들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보조금 부정 수급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보조금이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지 못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나온다. 노르웨이 정부는 보조금 대신 어획량 규제와 품질 관리 등 심판자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다.
노르웨이 고등어에서 한국 어민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결국 보조금을 주는 정부에 너무 기대지 말고 경쟁력을 스스로 키우는 방안이 될 것이다.
이유종 국제부 기자 pe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