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결과 바닥판 60% 손상… 사업비 380억 훌쩍 넘을듯 공원화 앞서 대대적 보수 불가피 설계공모 당선자, 공원 추가 제안… 서울시 수용땐 공사비 눈덩이
서울시가 공원으로 만들기로 한 서울역 고가도로의 전면적인 보수공사가 필요하다는 안전진단 결과가 나왔다. 고가 위에 나무를 심을 경우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이뤄지면 공원화 사업비도 당초 계획했던 380억 원을 초과할 수밖에 없다.
12일 서울시의 안전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 완공된 서울역 고가도로의 중심부 바닥판(콘크리트 상판)의 현재 손상률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존 보수 구간의 상당 부분도 재손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고가 중심부는 아래로 철도와 도로가 지나는 구간으로 약 516m에 이른다. 서울시 자문위원인 한 토목전문가는 “철거하고 다시 건설하는 게 가장 좋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시장이 고가도로 존치라는 정책적 판단을 한 만큼 이제는 안전성 확보가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원화에 앞서 대대적인 보수공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보수공사를 거치면 안전에 큰 이상이 없다는 의견이다. 문제는 시간과 돈이다. 서울시는 고가 바닥판 교체를 위해 콘크리트 직접 타설 방식을 계획했다. 하지만 현재는 공장에서 완성된 콘크리트 상판을 가져와 설치하는 ‘프리캐스트’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프리캐스트 방식은 현장 타설에 비해 공사기간을 30∼40% 줄일 수 있지만 비용은 20%가량 비싸다.
그러나 공원화 이후에도 유지 관리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된다. 고가 위에 나무를 심으면 시간이 갈수록 하중이 심해져 구조물 안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마스 씨는 1일 열린 시민위원회에서 “화분에 식물을 심고 식물이 자라면 다른 곳에 옮겨 심는 형태로 하중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답했다. 땅이 아닌 화분에 나무를 심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통째로 옮기겠다는 것. 사실상 자연스러운 도심 공원이 아닌 ‘거대한 화분’이 생기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종 설계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