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가 만석동 괭이부리마을에 추진하던 쪽방촌 체험관 설립 계획이 무산됐다.
인천 동구의회 복지환경도시위원회는 13일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구가 제출한 ‘인천시 동구 옛 생활 체험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부결시켰다. 상임 위원들은 “주민 의견 수렴 절차가 부족했다”고 판단해 관련 조례안을 부결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례안은 상임위에서 부결되면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자동 폐기됐다.
동구 관계자는 “언론의 집중 조명되기 전까지는 상임위는 물론 본회의 통과가 낙관됐는데 전국적인 논란거리가 되면서 상임위원들이 부담을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구는 지난달 중순 ‘인천시 동구 옛 생활 체험관 설치 및 운영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구는 괭이부리마을에 옛 생활 체험관 설치를 추진해 왔다. 2층짜리 빈 주택을 1960~70년대 생활공간으로 꾸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을 대상으로 참가비 1만 원을 받고 체험관을 운영할 계획이었다. 흑백 TV, 요강, 재봉틀, 다듬이 등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물품을 체험관에 갖춰 놓을 구상도 마련돼 있었다. 하지만 주민 160여 명은 8일 “가난을 상품화 하지 말라”며 구와 구의회에 체험관 건립 반대 서명서를 제출했다.
차준호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