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최고의 인재들을 데려다 둔재로 만드는 곳’이다. 국내 최고라는 명성에 안주해 스스로 변화하지 않고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산다. 서울대에는 2000명의 총장이 있다는 우스개도 있다. 전임 교수 2000여 명이 제각각 고집이 세서 개혁이 안 된다는 자조 섞인 유머다. “나라와 젊은이들이 이렇게 어려운데 동료 교수들의 안일함이 부끄럽다”는 서울대 교수들도 많이 봤다.
▷서울대 공대가 ‘2015년 백서―좋은 대학을 넘어 탁월한 대학으로’를 내놨다. ‘서울대 공대는 야구로 비유하면 배트를 짧게 잡고 번트를 친 후 1루 진출에 만족하는 타자였다. 학문의 세계에서는 만루 홈런만 기억된다. 낮은 성공 확률에 도전할 수 있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반성이 담겼다. 단기 성과와 논문 수 채우기에 만족해 탁월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세계 최고 역량을 가진 교수라도 자리가 나지 않으면 임용되기 어렵고, 정년보장 심사 때 교수들 간의 온정주의가 크게 작용한다는 자기비판도 나왔다.
신연수 논설위원 ys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