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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광주서 배울 텐가, 인천을 따를 텐가

입력 | 2015-07-15 03:00:00


이승건·스포츠부 차장

“대회 유치 이후 21개 종목 국제연맹 관계자를 전부 만났다. 항공기 마일리지가 130만이 넘는다. 처음에는 다들 국제 기준에 맞춰 달라고 했다. 낭비라고 생각해 (기준을) 낮추고 또 낮췄다. 아니면 수조 원이 들어 살림이 거덜 났을 것이다.”(김윤석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가 막을 내렸다. 한국이 종합 1위를 했지만 대부분의 국가가 아마추어 대학생 선수들로 팀을 꾸린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성적보다 주목할 것은 이전과 달리 ‘돈 먹는 국제대회’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애초 산정한 이번 대회 총 사업비는 8171억 원. 광주시와 조직위는 이를 6172억 원(국비 2026억 원, 시비 3491억 원, 자체수입 655억 원)으로 줄였다. 긴축이 가능했던 것은 ‘재활용’ 덕분이다. 종목별 연맹 및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을 설득해 눈높이를 낮췄다. 선수 대기실, 휴게실 등을 붙박이가 아닌 임시 시설로 만드는 식이었다. 경기장 신축도 최소화했다. 꼭 필요한 경기장은 대학에 지어 지역 학생들이 ‘유니버시아드 유산’을 누릴 수 있게 했다.

반면 4700억 원짜리 인천 아시아경기 주경기장은 보름 동안 쓴 뒤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문학월드컵경기장을 재활용하면 충분한데도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붙여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지었다. 개발업자들은 돈 좀 만졌겠지만 시민들에게는 빚만 남았다.

정말 중요한 것은 3년 뒤 평창 겨울올림픽이다. 올림픽은 모든 면에서 유니버시아드와 수준이 다르다. 비용도 비교가 안 된다. 그래서 더 아낄 여지가 크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평창은 광주보다 인천 쪽이다. 일단 짓고 나중에 관광레저단지 등으로 개발하겠다는 식의 사후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데만 머리를 쓰고 있다. 인천 아시아드 주경기장이 그렇게 나온 결과물이다.

국제대회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자국의 경기력과 매끄러운 운영이지 돈을 쏟아 부은 경기장과 화려한 개·폐회식이 아니다. 인천 아시아경기는 광주 유니버시아드의 반면교사 역할을 했다. 평창 겨울올림픽은 광주 유니버시아드를 격이 다른 대회라 무시하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이승건 스포츠부 차장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