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성과분석 중간결과 발표
○ 감사원, 자원 공기업 구조조정 압박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인데도 불구하고 자원개발 공기업 3곳은 48개 사업에 46조6000억 원의 추가 투자 계획을 갖고 있다. 이는 곧바로 재무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감사원은 우려했다. 이대로 투자가 진행된다면 2019년에는 부채비율이 석유공사는 320%, 광물자원공사는 692%까지 급증한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에너지경제연구원과 공동 개발한 자산평가시스템을 제시했다. 공기업들은 수익성 등을 따져 사업별로 △적극 추진 △투자 축소 △철수 등 실행 방안을 선택하도록 했다.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해당 공기업은 최종 감사 결과가 나오면 면밀히 검토해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 평가시스템을 제시함으로써 감사원이 공기업 스스로 해외자원 사업 구조조정을 하도록 우회 압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석유공사의 영국 다나, 캐나다 하비스트 투자 사업, 가스공사의 이라크 아카스 유전사업 등 투자비용 회수가 어려운 7개 사업이 우선 정리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 정치 감사 논란 재연될 듯
해외자원 개발사업은 2007년부터 모두 7차례나 감사가 이뤄졌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기도 하다. 그런데도 감사원은 감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랴부랴 중간발표를 했고 주로 이명박 정부 당시 사업을 ‘실패작’으로 지목했다. 김영호 사무총장 등 고위직이 호주와 캐나다 칠레 카자흐스탄 등 8개국 현장 직접 점검에 나선 것도 이례적이다.
정 국장은 “이번 감사는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성과를 정확히 평가하고 정책적인 제언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치 감사’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현직 부총리인 최경환 전 지식경제부 장관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는 “당시 책임을 직접 묻기 위해서는 뭔가 있어야 하는데 단서나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며 “캐나다 하비스트사 부실 투자 수사에서도 (최 부총리의) 책임이 없는 것으로 수사결과가 나왔다”며 선을 그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국정조사도 끝났고,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시기에 감사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감사 방법과 결과, 발표 시기 모두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